폭우 속 아내 마중 나간 80대 노인, 급류에 쓸려 참변…다음날 주검으로

입력 2024-09-2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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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남 장흥에서 실종된 노인이 하루 만에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소방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는 모습. (뉴시스)
▲21일 전남 장흥에서 실종된 노인이 하루 만에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소방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는 모습. (뉴시스)

폭우 속에서 아내를 마중 갔던 80대 노인이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22일 전남 장흥군 장흡읍 평화리의 한 마을에서는 전날 오후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A(8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비보가 전해지며 침통함을 안겼다.

A씨는 5년 전 아내와 단둘이 해당 마을에 귀향했다. 아내는 치매를 앓고 있었지만, A씨는 요양원이 아닌 직접 간호하며 함께 거주했다.

특히 A씨는 매일 재활 치료를 위해 주간 보호센터에 다녀오는 아내를 마중하는 등 마을에서도 유명한 잉꼬부부로 손꼽혔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21일에도 A씨는 어김없이 아내를 마중 나갔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대문 앞 도랑에서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급류에 휩쓸려 버린 것이다.

아내가 탄 주간보호센터 버스는 제시간에 도착했지만, A씨가 보이지 않자 버스 기사는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와 마을 주민들은 어둠 속에서 수색에 나섰고 하루 만에 인근 저수지에서 A씨를 발견했다.

마을 이장 고상희 씨는 “A씨는 미국에서 살다 귀향하셨다. 점잖고 학식도 풍부해 늘 중요한 일을 상의해 왔다”라며 “연세에 비해 건강하시고 직접 운전할 정도로 인지력도 좋았는데 안타깝다”라고 참담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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