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소비에 다이소앱 이용자 '최고'
유통업계가 1000원대 초저가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있다. 고물가 기조 속 ‘불황형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저가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기존 온라인에서 벌어지던 초저가 경쟁이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1000원 이하의 초저가 상품 출시에 가장 적극적이다. 연초 선보인 880원 육개장 컵라면, 990원 스낵에 이어 최근 990원의 초코우유와 딸기우유를 내놨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CU 매장에서 판매된 1000원 이하 상품의 매출 신장률은 27.3%(전년 대비)로 2022년부터 매년 20%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이같은 현상은 GS25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GS25에 따르면 올해 1월~8월 1000원 이하의 상품 매출 규모는 1년 전보다 39.4% 늘었다. 지난달 GS25가 출시한 1000원 미만의 아이스크림 4종 제품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누적 판매량이 80만 개를 넘어섰다. 7월부터 판매한 '천냥 콩나물'도 나물 카테코리 매출 1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도 최근 900원 파우치 음료를 내놓으며 초저가 수요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900원 파우치 음료 용량은 320㎖로 동일 용량 상품과 비교 시 35% 가량 저렴하다. 세븐일레븐은 올 4월 스페인 맥주 제조사인 담(Dam) 그룹에서 생산하는 필스너 계열의 버지미스터(500㎖)를 4캔 4000원에 판매한 바 있다. 최근에는 덴마크의 프라가 프레시(PRAGA FRESH)를 4캔에 4000원에 내놓으면서 세븐일레븐의 '천원맥주'는 누적 40만 캔의 판매고를 올렸다.
균일가 매장 다이소도 호황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7월 기준 다이소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는 전년 대비 140% 증가한 269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성다이소에 따르면 올 1월~8월 2000원 이하의 상품 판매 비중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다이소는 작년 한 해 동안 17.5%의 매출 신장률을 거뒀고 올해 연 매출 4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이 같은 초저가 트렌드에 팔을 걷고 있다. 롯데마트는 150여개 인기 신선ㆍ가공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스노우플랜 가을 페스타'를 통해 캐나다산 삼겹살ㆍ목심을 반값 할인한 100g당 990원에 판매한다.
유통업계는 쿠팡 천원마켓, 알리 익스프레스의 천원마트와 같이 이커머스 중심의 초저가 상품 경쟁이 오프라인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불황형 소비 트렌드가 강화된 만큼 이커머스와 다이소의 성공 방정식을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그대로 활용하는 방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