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과도하게 제시했다가 한 달 만에 27%를 내리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최근 미국 경기침체로 인해 주가 하락이 과도했다고 하더라도 한 달 만에 목표주가 전망이 크게 흔들리는 것은 분명 신뢰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전일(9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3만 원에서 9만5000원으로 26.9%(3만5000원) 하향시킨 리포트를 냈다.
앞서 KB증권은 8월 1일 '왕의 귀환'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면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3만 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목표주가를 크게 내린 것이다.
물론 다른 증권사들도 최근 증시 상황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내렸지만, KB증권처럼 대폭 내린 증권사는 없다. 예컨대 DB금융투자의 경우 목표주가를 기존 11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1만 원 하향했으며, 현대차증권은 11만 원에서 10만4000원으로 6000원 낮췄다.
지난달 1일 KB증권에서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2024년, 2025년 각각 44.7조 원, 65.1조 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9일 발간한 리포트에선 이 수치를 37.9조 원, 57.7조 원으로 추정하면서 2024년은 6.8조 원을, 2025년은 7.4조 원을 내렸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은 이전 리포트에서 13.4조 원을 제시했지만, 이번 리포트에선 9.7조 원으로 무려 3.7조 원을 내렸다.
투자자들은 아무리 경기 민감주라 하더라도 목표주가 괴리 등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빠져 목표주가를 수정하는 것은 이해한다 하더라도 영업이익 추정치를 한 달여만에 6~7조 원씩 바꾼다면 이후에 나올 리포트를 계속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신뢰도가 너무 떨어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