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진병원 격리·강박 사망환자 유족 “병원 아닌 지옥 그 자체였다”

입력 2024-08-23 14:34 수정 2024-08-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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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의사 믿었는데…아프다는 호소에 ‘노래시작했다’며 무시해”

▲경기도 부천시 더블유(W)진병원에서 격리 및 강박 상태로 사망한 환자의 어머니 A씨(왼쪽)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정신의료기관 격리·강박의 문제점 및 인권옹호시스템의 필요성’ 토론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경기도 부천시 더블유(W)진병원에서 격리 및 강박 상태로 사망한 환자의 어머니 A씨(왼쪽)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정신의료기관 격리·강박의 문제점 및 인권옹호시스템의 필요성’ 토론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경기도 부천시 더블유(W)진병원에서 격리 및 강박 상태로 사망한 환자의 유족이 W진병원 원장과 의료진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했다. 해당 병원에서 상습적인 환자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는 것이 유족 측 주장이다.

사망 환자의 어머니 A 씨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진행된 ‘정신의료기관 격리·강박의 문제점 및 인권옹호시스템의 필요성’ 토론회에 참석해 환자의 사망 경위와 이후 병원측의 부당한 대응에 대해 증언했다.

W진병원은 방송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정신과 전문의 양재웅 씨가 운영하는 정신의료기관이다. 정신과 전문의 4명과 내과 전문의 1명이 근무 중이며, 알코올 중독을 비롯한 중독 치료를 전문 분야로 내세우고 있다. A 씨를 비롯한 유족들은 방송을 통해 양 씨를 접하고, 유명한 전문의로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해 W진병원을 찾았다.

A 씨는 “딸이 죽은 뒤 병원에 남은 영상을 봤더니 입원한 날부터 1인실에 감금하고, 묵인 채로 있었다”라며 “아이가 너무 아프다고 119를 불러달라고 했는데도 (의료진은) 무시했으며, 아이의 아프다는 말을 들은 어떤 조무사는 ‘또 노래 시작했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를 1인실에 가둬 놓고 문을 늦게 열어 줘 소변을 싸자, 부모에게 (환자가) 오줌쌌다며 기저귀를 사 오라고 시켰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약물 과다 투약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입원해 잘 치료 중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정제를 먹여 정신이 혼미해지도록 했다”라며 “부모를 만나도, 전화 통화를 해도 말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사망 환자는 이전에 정신질환을 앓은 경험이 없었으며, 기저질환도 없었다. A 씨는 “딸은 정신질환도 없고 미국 뉴욕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 명문 K대에서 조교생활을 할 정도로 건강했다”라며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면서 어려움을 겪어 입원하게 됐고, 건강했던 사람이 입원 2주 만에 죽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W진병원 원장은 유족에 진심으로 사과하는 대신 변호인단을 전관예우 변호인으로 바꿨다”라며 “병원장과 가해자들을 꼭 처벌받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당신과 당신의 가족들도 언제든 병원에서 묶인 채로 고통과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라며 “환자 인권이 보호되도록 치료 시스템과 법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망 환자는 32세 여성으로 5월 10일 다이어트 약물로 알려진 식욕억제제 ‘디에타민’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W진병원에 입원했다. 같은 달 26일 저년 병원 측은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안정실에 격리했고, 안정실에서 나가게 해 달라며 문을 두드리자 침대에 몸을 묶어 강박했다. 환자는 입원 17일 만인 다음날 오전 3시 30분경 사망했다. 사인은 가성 장폐색으로 확인됐다.

유족 측은 W진병원 의료진 6명을 유기치사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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