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금리에 차주들만 ‘골탕’[노트북너머]

입력 2024-08-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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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이 곧 만기가 돼서 새 대출을 알아보고 있는데 한 달 만에 금리가 0.3%포인트(p)나 올랐어요. 재작년에 받았던 전세대출은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한 달 이자로만 150만 원씩 나갑니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이번 대출 때는 이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막막해서 밤에 잠도 안 올 지경이에요.”

얼마 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40대 직장인의 하소연이 남 얘기 같지 않은 차주들이 곳곳에 넘쳐난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은행 대출이자 인상 행렬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최근 한 달 새 올린 가계대출 금리는 무려 20차례에 달한다. 신한은행이 여섯 번 인상했고 △KB국민·우리은행 각 5회 △하나·NH농협은행 각 2회씩 상향조정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다섯 번 높였고 카카오뱅크도 두 번이나 올렸다. 자고 일어나면 대출 금리 인상 문자가 날아왔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다.

금리 인상 주기는 갈수록 짧아졌고 인상 폭도 커졌다. 전날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5년 주기형) 금리는 연 3.09~6.02%로 이달 초 (연 3.03~5.71%)보다 상단이 0.31%p 올랐다. 단기간 급격한 인상으로 매매 계약 체결 당시와 잔금 대출을 실행할 때 금리가 크게 차이 나는 상황도 속출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를 누르려는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다. 당국은 몇 차례 금리 인상으로도 부채 증가가 누그러지지 않자 은행을 더 강하게 압박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두 달 미룬 것이 대출 ‘막차 수요’에 불을 지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있는 듯하다.

뒷북 대책에 피해는 고스란히 차주에게 이어졌다. 고금리 장기화로 오랫동안 높은 이자를 감내했던 터라 차주들은 더욱 분노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 민원 중 여신(대출) 관련 민원은 334건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다. 이는 전체 민원(720건)의 46.4%로 절반에 가깝다.

20일 금융당국은 수도권 주담대의 스트레스 금리를 0.75%p에서 1.2%p로 상향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스트레스 DSR 규제로도 가계부채가 잡히지 않을 경우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추가 대책도 내놓는다고 했다.

하반기 금리 인하 예고와 서울·경기 부동산 시장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는 점은 차주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또다시 대출 문턱을 높일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어서다. 금리를 높이고 대출 한도를 줄이는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실수요자의 고통만 키우는 대책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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