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반등 ‘엔캐리’ 암초 여전…내달 일본 금융회의 분수령

입력 2024-08-0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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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160엔서 최근 140엔 대로 강세 흐름
일본은행 7월 깜짝 긴축 영향…기준금리 0.25%로↑
최근 아시아 증시 급락 원인으로 엔캐리 지목
“9월 일본 금융회의 전후 엔캐리 추가 청산 가능성”

▲일본 엔화 지폐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엔화 지폐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슈퍼 엔저 시대가 저물고 엔화 절상 시대가 찾아오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글로벌 증시의 암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일본중앙은행(BOJ)이 깜짝 긴축에 나서면서 대거 앤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이뤄졌고, 이것이 아시아 증시 급락의 원인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당분간 일본은행이 엔화 절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달에 있을 일본 금융회의의 결정이 추가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은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1달러 당 144.41~144.44엔으로 전일 오후 5시 대비 0.88엔 올랐다. 올해 7월 초 1달러 당 160엔 수준에서 약 10% 가량 절상된 것으로, 달러 대비 엔화 강세 흐름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일본은행이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깜짝 긴축에 나선 영향이다. 일본은행은 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기존 0.1%에서 0.25%로 높이면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금리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 대비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가 관세, 무역 등을 두고 엔화 가치 조정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아시아 증시의 동시 급락의 배경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자금 유출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 이후 일본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늘어난 상황에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이뤄지자 차익을 얻기 위해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갔다는 설명이다.

신윤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2023년 밸류업 모멘텀에 힘입어 상승한 일본을 보고 저금리의 엔화를 차입해 밸류업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한국 증시에 베팅을 했을 것”이라며 “외국인의 투기성 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JP모건체이스는 “적어도 투기적 투자 커뮤니티 내에서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50~60% 정도만 이뤄졌다”며 “급격한 환율 변동성으로 기술적 손실을 본 투자자 포트폴리오가 쉽게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이전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과거에도 엔캐리 드레이드 청산은 미국의 금리 인하가 동반되면서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1990년대 이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1998년, 2001년, 2006~2008년 3차례 있었다. 1998년은 러시아 모라토리움과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등이 원인이었다. 2001년은 닷컴 버블 붕괴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 인하, 2006~08년은 일본의 금리 인상과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연준의 제로 금리 인하가 청산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당분간 엔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내달 20일로 예정된 일본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분수령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회의를 전후로 금리인상 신호가 나오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또 한번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하건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 축소 속에 엔·달러 환율도 하락하며 앤캐리 수익률을 의미하는 트레이드 지수 역시 속락했다”며 “캐리 매력도가 약화되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일본 정부가 엔저를 막기 위해 절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절상 압력이 예상보다 강할 거란 분석도 나온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엔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본의 내수 기반 경제 성장에 따른 엔화 자체 모멘텀 개선이 나타난다면 추가 절상 압력이 크게 더해질 여지가 존재한다”며 “다시 한번 엔화를 중심으로 환 변동성 확대 구간이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신윤정 연구원은 “이번 엔화 절상에 따른 환차손에도 불구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자본 차익(Capital Gain) 기대감으로 아직 포지션이 정리되지 않은 자산군이 아직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캐리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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