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가치 추구형’ 소비 대세...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 인하 전쟁’ 중 [경고등 켜진 미국 소비]

입력 2024-08-07 16:36 수정 2024-08-0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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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중시·SNS서 절약법 공유
‘맥도날드 5달러 세트’ 등 공격적 할인
소비자에 역풍 초래 가능성도

▲기업의 가격 변화에 따른 판매량 추이. 파란색이 가격 인상 또는 인하율. 검은색이 판매량 변화율. 출처 블룸버그
▲기업의 가격 변화에 따른 판매량 추이. 파란색이 가격 인상 또는 인하율. 검은색이 판매량 변화율. 출처 블룸버그

미국의 고물가를 부추기던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탐욕인플레이션)’이 종말을 알렸다. 이제 기업이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던 행위가 무용해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린 미국 소비자들이 이제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지갑을 닫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소비 유형이 까다로워지면서 기업들이 생존 전략으로 ‘가격 인하’를 선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기업들의 대대적인 할인 정책이 매출을 끌어올릴지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가격 인하 부담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는 ‘가치 추구 소비’가 대세다. 3년간 지속된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은 저렴한 제품을 찾는 것 이상으로 ‘가치 추구’ 소비를 하고 있다. 더 저렴한 가성비 제품을 찾거나, 소셜미디어(SNS)에서 소비를 줄이는 방법을 공유한다. 틱톡에서는 아기 물티슈를 직접 만들거나 재활용 용기에 담긴 손 세정제를 구매하는 영상이 인기다. 만성 인플레이션에 가계 대출 이자와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검소한 소비’가 유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슈퍼마켓, 제조업체, 패스트푸드 가맹점 등은 너나 할 것 없이 ‘가격 인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월마트는 가격을 할인한 식료품 품목이 전년보다 45% 늘었다고 밝혔다. 타깃은 약 5000개 일용품 가격을 낮췄다.

문제는 그 효과가 시원치 않다는 것이다. 생활용품 제조 대기업 프록터앤드갬블(P&G)은 기존 제품보다 더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출시했다. 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일부 제품의 가격을 낮췄지만, 대표 상품인 세제와 홈케어 제품 매출은 더 떨어졌다.

맥도날드도 5달러(약 6887원)짜리 햄버거 세트 판매 계획을 내놨지만, 2분기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의 고용 둔화 등으로 저소득층이 소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과거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원재료비 등 비용 증가분을 가격에 전가했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들의 할인 전략이 소비자에게 역풍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이 일자리를 줄이거나 임금을 덜 올릴 수 있다. 할인 행사에 들어가는 기업 광고 비용도 증가했다. 이는 다른 서비스 분야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블룸버그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지출이 늘지 않으면 소비재 기업 매출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들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양을 줄이고 같은 가격을 받던 ‘슈링크플레이션’ 대신 이제는 같은 가격에 더 많은 음식을 제공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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