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랑 함께 먹는 북한 햄버거…어떤 맛이길래

입력 2024-07-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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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삼태송’ 햄버거 처음 등장
싱가포르 통해 설비와 시스템 갖춰
양배추 김치…생맥주도 함께 판매
육고기 모자라 ‘콩ㆍ밀가루’ 향 강해

▲패스트푸드점에서 시작한 햄버거는 북한에서 고급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평양의 한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의 모습. 2009년 처음 햄버거가 등장한 이후 메뉴와 재료 등이 다양해졌다. 매콤한 패티를 갖춘 햄버거가 특히 인기다.   (AP뉴시스)
▲패스트푸드점에서 시작한 햄버거는 북한에서 고급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평양의 한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의 모습. 2009년 처음 햄버거가 등장한 이후 메뉴와 재료 등이 다양해졌다. 매콤한 패티를 갖춘 햄버거가 특히 인기다. (AP뉴시스)

최근 북한이 사상 교육을 위해 해외 체류 중인 유학생을 소환했다. 지난 3일 통일부에 따르면 최근 북한 당국이 중국과 러시아 유학생의 사상 교육을 위해 이들을 집단 소환 중이라고 전했다.

과거에도 외부 문물을 직접 접한 유학생은 주기적으로 평양으로 돌아가 사상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2020년 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경봉쇄 조치 탓에 이 교육이 중단됐다.

지난해 국경이 다시 열렸는데 이때 외부 문물이 빠르게 유입됐다. 북측이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경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양한 외부 문물 가운데 햄버거는 일찌감치 평양에 들어선 먹거리다. 자본주의 상징으로 여겨진 햄버거는 초기 ‘빵 고기’ 등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제는 메뉴판에도 ‘버거’라는 외래어가 그대로 표기된다. 그만큼 북한에서도 햄버거는 익숙해진 먹거리다.

▲북한의 햄버거 세트 모습. 햄버거와 함께 감자튀김도 인기다. 고급 식당일수록 햄버거를 손으로 쥐고 먹는 게 아닌, 칼과 포크를 이용해 잘라먹는 형태로 나온다. 초기 햄버거에는 양배추 김치를 추가해 먹을 수 있었다.  (AP뉴시스)
▲북한의 햄버거 세트 모습. 햄버거와 함께 감자튀김도 인기다. 고급 식당일수록 햄버거를 손으로 쥐고 먹는 게 아닌, 칼과 포크를 이용해 잘라먹는 형태로 나온다. 초기 햄버거에는 양배추 김치를 추가해 먹을 수 있었다. (AP뉴시스)

패스트푸드 햄버거에 곁들인 김치 그리고 생맥주

북한 최초의 패스트푸드점 이름은 ‘삼태송’이다. 2009년 평양에 처음 문 열었는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낯선 먹거리인 탓에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메뉴는 서방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포함했다.

개점 당시 이곳을 찾았던 AP통신의 르포 기사를 보면 양배추로 만든 절임 김치와 생맥주를 함께 판매했다는 게 독특하다.

당시 AP통신은 “직원의 대부분이 젊은 여성이었다”라며 “이들은 주황색 앞치마와 하얀색 모자를 쓴 채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조리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의 삼태송 햄버거는 당시 싱가포르 외식기업의 도움을 받아 문을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직원 교육은 물론 필요한 조리 장비도 제공했다. 이후 평양 다른 지역에 얼마나 많은 삼태송 햄버거 가게가 늘어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19년 촬영된 북한의 길거리 판매점 모습. 세련미 넘치는 투-피스 정장 차림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먹거리를 주문하고 있다. 대부분의 간편식이 이런 형태로 팔린다. 북한에서 햄버거는 간편식이 아닌, 고급 먹거리인 셈이다.  (게티이미지)
▲2019년 촬영된 북한의 길거리 판매점 모습. 세련미 넘치는 투-피스 정장 차림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먹거리를 주문하고 있다. 대부분의 간편식이 이런 형태로 팔린다. 북한에서 햄버거는 간편식이 아닌, 고급 먹거리인 셈이다. (게티이미지)

그래서 햄버거 맛은 어떤데?

빵은 부드럽고 그 안에 든 소고기 패티는 딱딱한 편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를 취재한 일부 기자는 실제로 평양에서 직접 햄버거를 직접 맛보기도 했다.

당시 취재진에 따르면 여느 햄버거와 맛과 모양이 유사했다. 다만 패티가 잘게 부서지고 밀가루 향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기 자체가 넉넉하지 않아 콩을 포함한 다양한 식재료로 고기 식감을 재현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하나 독특한 점은 빵에 스며든 기름기다. 기름에 구워낸 패티를 바로 빵 위에 얹다 보니 이 기름기가 빵에 스며든 셈이다.

당시 사진공동취재단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한 기자는 “햄버거를 다 먹기 전인데 패티 기름이 빵에 스며들었다”라며 “미리 만들어 놓은 게 아니라 주문하면 바로 만드는 모양이었다. 빵과 고기 모두 따뜻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올해 4월 촬영된 북한 고려항공 기내식 모습. 동그란 햄버거를 네모난 투명 용기에 담아 보관 관리한다. 모양이 바뀌다 보니 '네모난 버거'로 불리기도 한다.  (게티이미지)
▲올해 4월 촬영된 북한 고려항공 기내식 모습. 동그란 햄버거를 네모난 투명 용기에 담아 보관 관리한다. 모양이 바뀌다 보니 '네모난 버거'로 불리기도 한다. (게티이미지)

고려항공 기내식으로 등장한 ‘네모난 버거’

흔하지 않지만 고려항공을 이용한 승객들도 기내식으로 나오는 북한 햄버거를 맛볼 수 있다.

고려항공 노선은 중국과 러시아 일부 지역으로 국한돼 있다. 중장거리 노선이 없다 보니 기내식은 햄버거와 샌드위치ㆍ커피 등 간편식이 대부분이다.

고려항공이 기내식으로 제공하는 햄버거는 이른바 ‘네모난 버거’로 알려져 있다. 동그란 빵과 패티를 이용해 햄버거를 만든 다음, 기내식으로 제공하기 위해 투명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낸다. 이 용기가 네모다.

동그란 햄버거를 네모 용기에 담아 포장 관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그란 햄버거가 네모로 변한 것이다. 이 때문에 네모난 버거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올해 4월 고려항공 여객기가 북한 평안남도 남포시 온천비행장에 착륙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 일류신이 제작한 IL 62 항공기인데 개방된 짐 공간이 위태로워 보인다. 혹시 모를 난기류를 우려해 객실 짐 공간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국내 항공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게티이미지)
▲올해 4월 고려항공 여객기가 북한 평안남도 남포시 온천비행장에 착륙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 일류신이 제작한 IL 62 항공기인데 개방된 짐 공간이 위태로워 보인다. 혹시 모를 난기류를 우려해 객실 짐 공간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국내 항공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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