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부터 K리그까지…온 세상이 '헬로키티' 천국? [솔드아웃]

입력 2024-07-1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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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파우치 속 화장품부터 티셔츠와 신발, 지갑에 들어간 신용카드까지…

일상 속 패션·뷰티 아이템부터 생필품까지 뒤덮은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캐릭터인데요. 깜찍한 생김새, 화려한 색깔, 특별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는 '캐릭터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콜렉터 마케팅'이 한창입니다. 콜렉터 마케팅은 브랜드 자체 캐릭터 굿즈나 기획상품(MD)을 내세우는 게 특징인데요. 인기 콘텐츠 지식재산권(IP)과 협업도 진행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굿즈와 MD는 브랜드 개성을 잘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특별한 디자인으로 소장욕구까지 자극하는데요. 이에 인기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콜라보)에도 열을 올리는 거죠. 문구류뿐 아니라 화장품, 옷, 신발, 스마트폰 케이스, 시계 같은 패션·뷰티 아이템, 생수와 샴푸 등 생필품까지 침투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캐릭터는 '헬로키티'입니다. 최근엔 K리그 구단의 한정판 콜라보 상품이 출시되는 등 업계를 막론하고 다양한 협업 활동을 펼치고 있죠.

▲(출처=산리오 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출처=산리오 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파격적 설정으로 시작한 헬로키티, 올해로 '반백살'

헬로키티는 올해로 50세가 됐습니다. 글로벌 캐릭터 기업 산리오가 1974년 출시한 캐릭터로, 왼쪽 귀에 빨간 리본을 달고 있는 게 포인트죠.

1960년 쓰지 신타로 산리오 명예회장은 산리오의 전신인 야마나시 실크 센터를 설립해 모자, 지갑 등 실용적인 일상 생활용품을 출시했습니다. 일본의 경제 호황기에 일어난 레저 열풍에 발맞춰서는 샌들이나 바구니에 꽃, 딸기 등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더하면서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첫 오리지널 동물 캐릭터인 '코로짱'을 시작으로 1973년 사명을 산리오로 바꾸고, 1974년 대표 캐릭터 헬로키티 등 캐릭터들을 선보였습니다.

헬로키티는 당초 이름도 없는 캐릭터였지만, 다양한 설정이 따라붙으면서 이름이 생겼습니다. 산리오에 따르면 헬로키티는 사실 고양이가 아닙니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쾌활하고 행복한 소녀로 실제 이름은 키티 화이트, 1974년 11월 1일 영국 잉글랜드 남부에서 태어났죠. 부모님, 쌍둥이 여동생 미미와 함께 런던 교외에 거주하고 있으며 반려묘로는 '챠미'가 있습니다. 혈액형은 A형이고, 쿠키 만들기와 피아노 연주가 취미라고 하죠.

동그란 눈과 노란 코, 양옆으로 뻗은 콧수염까지 영락없는 고양이의 생김새를 가진 헬로키티가 사실 소녀(?)였다는 설정은 대중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는데요. 산리오 측은 '분홍빛 세계화: 헬로키티의 태평양 횡단 이야기'를 저술한 미국 인류학자 크리스틴 야노가 헬로키티를 고양이라고 표현하자 따로 편지를 보내 "헬로키티는 고양이가 아닌 소녀"라고 정정을 요청할 정도로 이 설정에 '진심'입니다. 조금 황당하지만, 뺨에 나 있는 수염은 "소녀의 귀밑에 털이 있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귀여운 외모, '영원한 초등학교 3학년'이라는 파격적 설정의 헬로키티로 산리오는 '대박'을 쳤습니다. 작은 동전 지갑으로 상품화를 시작하더니 문구류, 패션·뷰티, 예술, 스포츠 등 각종 상품 및 분야와 협업하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건데요. '헬로키티'의 아버지로 불리는 쓰지 신타로 명예회장은 이 캐릭터를 통해 세계 억만장자 대열에도 합류했습니다. 지난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키티가 탄생한 이래 800억 달러(약 110조 원)가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고 합니다.

헬로키티는 2008년 중국과 홍콩 주재 일본대사관에서 공식 관광 대사로 임명됐고, 2010년에는 산리오 창립일을 기념해 뉴욕 증권거래소 폐막 종을 울리기도 했죠. 대만에는 헬로키티를 테마로 한 산부인과 병원까지 있습니다. 지난달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영국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 찰스 3세는 탄생 50주년을 맞은 헬로키티를 언급하며 "생일 축하한다"고 인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한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헬로키티.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서, Z세대에겐 인기가 떨어지는 편입니다.

▲2024 '산리오 캐릭터 대상' 순위. (출처='산리오 캐릭터 대상' 홈페이지 캡처)
▲2024 '산리오 캐릭터 대상' 순위. (출처='산리오 캐릭터 대상' 홈페이지 캡처)

시나모롤·폼폼푸린·쿠로미에 밀렸지만…50주년 맞아 왕좌 탈환 노린다

산리오는 매년 '산리오 캐릭터 대상'을 개최합니다. 전 세계 팬들의 인기투표로 이뤄지는 만큼 상위권에 들수록 높은 인기를 증명하는데요. 올해에는 전체 득표수가 5707만 표를 넘을 정도로 전 세계 많은 팬이 참여합니다. 이 투표에서 최근 5년간 1위를 독차지한 건 헬로키티가 아닌 시나모롤입니다.

2001년 등장한 캐릭터 시나모롤은 헬로키티의 한참 후배입니다. 먼 하늘 구름 위에서 태어난 강아지로, 하늘에서 하늘하늘 날아오던 시나모롤을 '카페 시나몬'의 주인 누나가 발견해 함께 살게 됐다고 합니다. 꼬리가 마치 시나몬롤처럼 돌돌 말려 있어서 '시나몬'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큰 귀를 움직여 하늘을 날곤 하죠.

한국 기준으로는 올해 1위엔 포차코가 올랐습니다. 지난해엔 시나모롤이, 2022년엔 쿠로미가, 2021년엔 쇼바이락이, 2020년엔 또 쿠로미가 올랐습니다.

전 세계 기준까지 포함해도 헬로키티가 1위를 차지한 건 2019년이 마지막입니다. 이후로는 5위권 안에 간신히 이름을 올리면서 '산리오 대표 캐릭터'라는 체면을 다소 구겼는데요. 산리오 측도 이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콘텐츠 IP 마켓 2023'에 참석한 쓰지 도모쿠니 산리오 대표이사는 "시나모롤과 쿠로미는 Z세대에게 아이돌처럼 인기가 많다. 헬로키티는 폭넓은 세대로부터 사랑받고 있지만, Z세대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산리오 측은 헬로키티가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만큼 다양한 이벤트를 펼쳐 헬로키티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캐릭터인지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50년 후에도, 100년 후에도 키티가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죠.

▲(출처=유니클로 UT me 홈페이지·산리오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라네즈·바닐라코 제공)
▲(출처=유니클로 UT me 홈페이지·산리오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라네즈·바닐라코 제공)

전 세계서 콜라보도 활발…SPA 브랜드부터 축구 리그까지 접수

이에 헬로키티는 각종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선 일본의 대표적인 제조·유통 일원화(SPA) 브랜드 유니클로와 손잡으면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도쿄 긴자, 후쿠오카 미나 등 일본의 일부 유니클로 매장에서는 유니클로 티셔츠에 헬로 키티 등 산리오 캐릭터를 최대 9개까지 마음대로 골라 배치하면서 나만의 티셔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인기가 많은 탓에 커스텀 티셔츠를 만들려는 이들로 대기 줄이 생기는가 하면, 해외 직구(직접 구매) 팁이 정리된 글이 온라인상에 올라오기도 하죠.

유니클로 외에도 디자이너 브랜드 오픈 YY, 캐주얼 풋웨어 브랜드 크록스 등 패션 브랜드들도 헬로키티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아디다스도 최근 헬로키티 얼굴과 빨간 리본이 포인트로 들어간 '스탠 스미스 뮬'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죠.

라네즈, 바닐라코 등 뷰티 브랜드들의 화장품에도 어김없이 헬로키티가 그려졌습니다. 여름 시즌 콘셉트에 맞춰 제작한 만큼 '헬로키티 워터뱅크 젤 크림' 에디션 제품을 사면 수영복을 입고 서프보드와 함께 있는 헬로키티 키링도 추가 증정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쳤습니다. 바닐라코도 인기 라인업인 '클린 잇 제로 클렌징 밤'과 '프라임 프라이머'에 헬로키티를 상징하는 레드, 화이트 컬러를 바탕으로 리본, 하트 등 아기자기한 요소를 배치한 사랑스러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 데다가 헬로키티 에디션 레디백 등 다양한 사은품을 증정했죠.

롯데백화점은 본점에서 헬로키티 50주년을 기념한 테크 액세서리 브랜드 케이스티파이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케이스로 절대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주문 제작이 가능한 만큼 전 세계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팝업 현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디자인의 한정 케이스도 판매하면서 시선을 사로잡았죠.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참전(?)했습니다. 산리오, 아디다스와 K리그의 3자 콜라보가 성사된 건데요. 지난달 산리오와 업무 협약을 맺은 K리그는 다양한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31일 쿠팡플레이 시리즈 첫 번째 경기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대결하는 팀K리그(K리그 올스타)를 위한 특별한 유니폼도 제작했습니다. 상의 가슴 부분에는 팀K리그 엠블럼과 산리오 캐릭터즈의 대표 상품인 배드바츠마루가 들어가 있고요. 상의 후면과 하의의 배번에는 헬로키티와 마이멜로디, 쿠로미, 시나모롤, 폼폼푸린, 포차코 등 인기 캐릭터가 총출동했습니다.

이 팀K리그 유니폼은 세븐일레븐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으로 12일 오후 2시부터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했습니다. 100장 한정이던 사전 예약 판매 수량은 30분도 지나지 않아 품절됐습니다. 정식 판매 정보는 추후 공지될 예정인데요. 유니폼 외에도 인형, 머플러, 키링 등 다양한 상품이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공개됩니다.

이 같은 콜라보 상품들은 대다수가 한정으로 출시됩니다. 남들과 다른 새롭고 독창적인 것, 개성희소성에 매력을 느끼는 Z세대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인데요.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Z세대와 함께라면 헬로키티가 과거의 인기를 되찾는 건 시간문제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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