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파산 부른 캄보디아 개발사업…시행사 대표 ‘징역 4년’ 확정

입력 2024-07-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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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78억1200만 원 추징’ 부분은 파기

횡령죄 성립하나…범죄피해 이전 상태로 피해 회복
“피해자에 재산 환부할 추징절차 선행 필요성 없어”

부산저축은행에서 거액을 대출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캄코시티’ 사업을 추진했던 시행사 대표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뉴시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뉴시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강제집행 면탈, 예금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캄코시티’ 시행사 대표 이모 씨에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 형량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다만 대법원은 원심이 명령한 “78억1200만 원 추징” 부분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법인 명의로 600만 달러(한화 약 83억 원)를 예치하는 등 사정을 보면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하 부패재산몰수법)상 ‘범죄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추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2011년 벌어진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에서 진행한 ‘캄코시티’라는 신도시 건설 사업에서 비롯됐다. 한국인 사업가 이 씨가 2005년 부산저축은행에서 2369억 원을 대출받아 신도시 조성 사업에 나섰지만,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로 분양에 실패하면서 2012년 결국 사업이 중단됐다.

이 여파로 불법 대출해준 부산저축은행이 파산하면서 4만 명에 가까운 예금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 씨는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법인 운영비 선지급금 등을 은닉하고, 업무상 보관 중인 법인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으며, 법인의 대부채권 이자 및 감자대금 채권 회수를 어렵게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예금자보호법상 ‘부실관련자’로서 예금보험공사의 자료 제출 및 출석 요구를 기피하거나 거부했다는 등 혐의도 받았다.

1심 법원은 강제집행 면탈 부분을 “검찰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이 무죄로 본 강제집행 면탈 뿐 아니라 예금자보호법 위반 부분까지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형량은 징역 4년으로 1심보다 무거워졌다. 78억1200만 원 추징도 명했다.

대법원은 추징 부분을 파기하고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다.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부패재산몰수법상 피고인이 몰수‧추징의 원인이 되는 범죄로 인해 직접 재산상 손해를 입은 범죄피해자에 대해 범죄피해 이전의 원래 상태와 같이 피해액 상당을 반환하거나 배상한 경우에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자에 대한 환부 등을 위한 추징 절차가 선행될 필요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법인 명의의 계좌로 600만 달러를 입금한 이상 피해자에 대해 범죄피해 이전의 상태로 피해가 회복됐다”며 “피해자에 대한 범죄피해 재산의 환부를 위한 추징 절차가 선행될 필요성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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