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40·LA 레이커스)의 꿈이 이뤄졌다.
미국 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가 '2024 NBA 드래프트' 2라운드 55순위에서 브로니 제임스(20)를 지명했다. 부자(父子)가 한 팀에서 뛰는 건 NBA 역사상 최초다.
르브론은 종종 아들과 함께 뛰고 싶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2022년에는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내 마지막 해는 아들과 함께 뛰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28일 브로니가 LA 레이커스에 지명되며 그 소원을 성취했다. 대단한 건 아들이 프로에 올 때까지 르브론의 기량이 크게 꺾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평균 25.7점, 8.3어시스트, 7.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40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아들이 올 때까지 아버지는 정상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부자가 한 팀에서 뛰는 건 분명 대단한 일이지만, 주변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브로니의 이번 지명을 '아빠 찬스'로 보는 시선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브로니는 미국 대학 리그(NCAA)에서 평균 4.8점, 2.8리바운드, 2.1어시스트에 야투 성공률 36.6%로 눈에 띄지 않는 선수였다. 키도 187cm로 농구 선수 치곤 작은 편이고, 지난해 심정지로 한 차례 쓰러진 적도 있어 선수 생활에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한다. '르브론의 아들'이란 타이틀이 없었다면 지명조차 고려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거기에 에이전트인 리치 폴이 다른 팀에 엄포를 놓은 것이 알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전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단장이자 현 ESPN 패널인 밥 마이어스는 브로니 드래프트 직전 "에이전트 리치 폴이 다른 팀에 브로니 제임스를 뽑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며 "브로니가 다른 팀에 간다면 NBA가 아니라 호주에서 뛸 것이라고 말하는 중"이라고 방송에서 말했다. 르브론이 현재 옵트 아웃(계약 기간에 조건에 충족한 결과를 얻을 경우, 선수가 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 유력한 만큼 브로니를 뽑아 르브론을 데려오려는 시도를 애초에 막은 것이다.
LA 레이커스가 브로니를 뽑았기 때문에 르브론은 팀과 재계약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팬들은 다음 시즌 아버지와 아들이 한 코트에서 뛰는 진풍경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