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이후 6개월 만에 외국인 투자자 계좌개설 건수가 14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3월부턴 폐지 전 수준보다 약 3~4배 늘어난 월 300~400건의 계좌개설이 이루어지고 있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이후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약 6개월간의 실적 점검 결과 외국인 투자자의 계좌개설 건수가 총 1432건으로 나타났다. 법인 1216건, 개인이 216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 3월부터는 계좌개설 건수가 월 300~400건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기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전 수준(105건)보다 약 3~4배 많은 것이다. 당국은 외국인 등록 절차의 폐지가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IRC)로 인해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등록제도를 폐지하고, 외국인 투자자는 별도의 금융감독원 사전등록 절차 없이 LEI나 개인은 여권번호 등을 식별수단으로 해 국내 상장증권 등에 투자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폐지 이후 시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이후 제기된 일부 불편사항에 대해 보완 방안을 마련해 시행했다고 밝혔다.
우선, 해당 국가의 법령상 등록 의무가 없는 사모펀드 등 ‘등록 당국의 발급 서류’를 제출하기 어려운 법인은 해당국 정부가 발급한 다른 서류 등을 통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외국 법인이 대리인을 통해 계좌를 개설할 때 위임장의 공증에 대해 과도한 수준의 확인을 요구하는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예컨대 기존엔 공증받은 위임장을 제출 시 ‘아포스티유’ 확인을 요구했지만, LEI Level 1 외국법인 또는 국내 상임대리인을 대리인으로 선정한 외국 법인의 경우 이를 생략할 수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등록제 폐지 이후 계좌 개설이 편리해져 외국인 투자자들의 계좌 개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데 기여한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도 지속해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