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제품명 유지해 고급스러움 ↑
13일 베트남 하노이 시내 중심가에 있는 후지마트(FUJI Mart)에 들어서니 매대 곳곳에는 다양한 한국 제품이 가득했다. 후지마트는 베트남 BRG그룹과 일본 스미토모사가 합작 운영하는 베트남의 중형 슈퍼마켓이다. 이날 찾은 점포에선 눈을 돌릴 때마다 국내 기업 제품이 보여 마치 한국 마트에서 장 보는 느낌이었다.
한국 제품이 가장 눈에 띄는 매대는 과자 코너였다. 오리온, 롯데웰푸드 등 국내 기업의 제품이 과자 매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오리온은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 ‘오스타(O'Star·포카칩)’, ‘꼬북칩’, ‘카스타드’ 등 다양한 과자 종류를 선보이고 있었다. 꼬북칩을 집어든 한 10대 베트남 소녀는 “꼬북칩은 어떤 마트를 가 만날 수 있는 친숙한 제품”이라며 “정말 맛있다고 생각해 쇼핑할 때마다 구매한다”고 말했다.
1995년 초코파이를 수출하며 베트남에 진출한 오리온은 매년 성장세다. 오리온 베트남법인 매출은 2020년 2920억 원, 2021년 3414억 원, 2022년 4729억 원, 2023년 4755억 원으로 순증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는 베트남 가족 제사상에 올릴 정도로 인기이고 생감자 스낵도 현지 1위를 할 정도”라며 높은 인기를 전했다.
한국 대표 K푸드인 라면의 위세도 당당했다. 특히 농심과 삼양식품 매대가 압도적으로 컸다. 농심은 ‘신라면’, ‘짜파구리’, ‘너구리’ 등이 많았고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이날 후지마트 직원들은 라면 제품이 팔릴 때마다 매대를 부지런히 채울 정도로, 금방금방 팔리고 있었다.
팔도의 어린이 혼합음료 ‘뽀로로’도 인기 상품이었다. 전날 들린 베트남 고속도로휴게소 내 마트에서도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음료였다. 팔도는 2007년부터 뽀로로 음료를 수출하고 있는데 베트남은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등과 함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다.
한국 대표 반찬인 김도 매대를 통째로 차지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았다. 대상의 글로벌 브랜드 오푸드(O’Food)와 오뚜기가 김자반을, CJ제일제당이 김 스낵을 각각 선보이고 있었다. 한국 중소기업의 반찬용 김 제품도 많았다. 한국 김은 세계적으로 건강식이 인기를 끌면서 더 주목받고 있는 제품으로, 지난해 글로벌 수출액 1조 원을 처음 돌파하기도 했다.
이밖에 한국 기업이 만든 소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식초와 케첩 매대는 오뚜기 제품으로 채워져 있고 대상 ‘청정원’의 고추장도 독보적이었다. 설탕은 삼양사 ‘큐원’이 진출해 있었다. 한국 식음료 제품은 현지 느낌으로 이름을 바꾸거나 베트남어로 표기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한글 제품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베트남인들이 한국 제품을 고급스럽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후지마트 관계자는 “한국 식료품은 맛있고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에도 잘 맞아 K브랜드는 인기 상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