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력 위기 동시에 겪고 있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타격 줄 수도”
10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천종쉰 중화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잠재적 전력 부족과 전력 품질 및 신뢰성 약화에 대한 우려는 반도체 산업에 운영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제조를 위해서는 많은 전기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대만 정부는 국가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지난 7년간 세 차례의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2022년에는 313건의 정전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해 발생한 대규모 정전은 500만 가구 이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또한 수차례의 소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최근에도 4월 대만 북부에서만 3일 동안 여러 번 전력 부족이 기록됐다.
조세 웹스터 대서양위원회 글로벌 에너지 센터 선임 연구원은 “대만은 에너지 위기와 더 중요한 전력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전은 부분적으로 노후화된 전력망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만의 저렴한 전기 요금이 수요를 증가시키고 공급 부족으로 이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대만은 최근 산업용 전기 요금을 15% 인상했지만, 가정용 전기 요금은 그대로 유지했다. 대만 경제부에 따르면 오늘날 전기 요금은 20년 전보다 저렴하다. 반면 그사이 글로벌 원자재 가격은 치솟았다. 대만은 에너지 수요의 97% 이상을 주로 석탄과 가스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 결과 대만 국영 전력 회사 타이파워의 손실은 계속 쌓이고 있다. 시장정보 플랫폼 알파센스의 미셸 브로피 연구 책임자는 “타이파워는 손실을 보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산업과 대만 경제 전반에 잠재적 전력 공급 중단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또 반도체 기업의 전기 요금이 상승함에 따라 더 높은 비용이 고객에게 전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만 반도체 산업의 전력 위기가 대만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 산업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웹스터 연구원은 “대만의 전력 경색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례로 세계 최대 칩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인공지능(AI) 붐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