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유통 첫날 '순항'

'혼란'없이 '호기심' 가득.."수요 증가 대비해야"

36년만에 발행된 최고액권 5만원권은 유통 첫날 큰 혼란없이 '순항'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5만원이 은행 영업점에 공급되면서 오전 한때 일부 수집가들이 몰려 들기는 했으나 대체적으로 큰 혼란없이 순조로운 첫날을 맞았다.

신권 지폐를 처음 접한 고객들은 지폐의 앞뒤로 꼼꼼히 살펴보면서 신기해 하며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업점을 찾은 한 은행 고객은 "5만원을 실제로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색다른 느낌이 든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앞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가장 밀집해 있는 명동의 각 영업점에서도 큰 불편함 없이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아침 일찍 일부 수집가들이 찾아와 기다리기도 했지만, 고액권에 대한 일반 고객들의 문의나 수요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의 명동지점 직원은 "오전 한 때 수집가들과 호기심 많은 고객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신권을 찾은 고객은 많지 않았다"면서 "아직은 고객들이 크게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영업점 직원도 "신권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나 수요가 예상보다는 많지 않았다"면서 "아직 큰 혼란이나 불편함은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5만원권의 공급량이 점차 늘어나고 고객들의 입출금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을 감안할 때 신권을 인식할 수 있는 자동화기기의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아직 5만원권 인식이 가능한 자동화기기가 없어 고객들이 창구를 직접 찾아야 하는 불편이 따랐다.

5만원권을 찾을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는 주요 대도시 거점 지점에 각각 1대씩 설치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이 250여대, 우리은행이 350여대 등을 설치했고, 우체국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2300여대를 설치했지만 아직은 각 지점당 1대 수준이어서 원활한 이용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신권의 공급량과 고객들의 수요를 감안해 인식 가능한 기기를 점차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공급량이 적고 고객들의 수요도 미미한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공급량이 증가할 경우 고객들이 불편함이 예상되는 만큼 이용 가능한 기기를 꾸준히 늘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