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최근 지구당 부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당권 주자 중심으로 지구당 부활 필요성을 언급하자, 당에서도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2004년 폐지된 지구당이 22대 국회 임기 내 부활할지 관심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한 차례 짧게 (지구당 부활에 관해) 논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구당 관련 현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당 차원에서 지구당 부활에 대한 검토가 끝나면, 원내 차원의 논의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주요 당권 주자가 지구당 부활 필요성을 언급한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22대 총선 당선·낙선자와 만나 지구당 부활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지구당 부활이 핵심인 '지역정치 활성화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지구당 부활에 긍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지구당 부활도 중요한 과제"라며 22대 국회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참여정치 활성화법'(정당법·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구당이 과거 ' 각종 불법 정치자금의 온상'으로 지목돼 폐지된 전례가 있는 만큼, 부활시키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에)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당에서 여러 사정을 검토한 이후 원내에서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한때 지구당이 폐지됐지 않나. 다시 제한을 두고 투명성 제고 방안과 함께 정치 신인이, 원외 당협위원장이 열정을 갖고 정치할 수 있도록 물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다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도 했다.
한편 정당 지역 조직을 의미하는 지구당은 2002년 대선 당시 이른바 '차떼기 사건'이라고 불리는 불법 선거자금 수수 논란이 불거진 뒤 폐지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시절인 2004년 발의한 '오세훈법'(정당법·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금의 당원협의회(국민의힘)와 지역위원회(민주당) 등 조직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