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마른 수건 짜는 테슬라…기가 프레스 축소ㆍ신입은 채용 취소

입력 2024-05-0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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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차저 인프라’ 조직 대부분 해고
영업이익률 효자 ‘기가 프레스’ 축소
출근 3주 앞둔 신입에 채용취소 통보

▲글로벌 전기차 산업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테슬라의 주가 및 판매마진율 등이 급감했다.  (그래픽=이투데이)
▲글로벌 전기차 산업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테슬라의 주가 및 판매마진율 등이 급감했다. (그래픽=이투데이)

전기차 산업 수요 감소 속에 부침을 겪기 시작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투자와 고용을 축소하고 나섰다.

성장에 큰 힘을 보탰던 상징적 아이콘을 속속 거둬들이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 이런 부침을 얼마나 빨리 통과하느냐에 따라 지속성장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관측된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ㆍCNN 보도 등을 종합해보면 테슬라는 본격적인 긴축재정에 돌입했다. 먼저 충전 네트워크 담당 인력 대부분을 해고하기로 했다. 동시에 충전소 확장 속도를 늦추겠다고 선언했다.

▲전기차 충전망 위축도 우려된다. 머스크 CEO는 “새로운 위치에 대해서는 더 완만한 속도(slower pace)로 추진하고, 기존 위치의 100% 활용과 확장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미디어)
▲전기차 충전망 위축도 우려된다. 머스크 CEO는 “새로운 위치에 대해서는 더 완만한 속도(slower pace)로 추진하고, 기존 위치의 100% 활용과 확장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미디어)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CEO는 최근 테슬라의 충전(슈퍼차저) 인프라 담당 책임자인 레베카 티 누치와 그의 밑에서 일해온 약 500명의 슈퍼차저 팀 인력 대부분을 해고한다.

전날 머스크 CEO는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여전히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라면서도 “다만 새로운 위치에 대해서는 더 완만한 속도(slower pace)로 추진하고, 기존 위치의 100% 활용과 확장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테슬라의 충전기를 활용하려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의 동반관계를 잠재적으로 손상할 수 있다”라며 “바이든 정부의 재선 캠페인 와중에 그의 전기차 정책 추진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북미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대다수 업체가 테슬라의 충전기 연결 방식인 NACS 방식을 채택하는 대신 이들의 충전소 ‘슈퍼차저’를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그만큼 테슬라의 이번 결정은 다른 완성차 기업의 전기차 전략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의 제조 혁신 가운데 하나인 기가 프레스 영역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 미디어)
▲테슬라의 제조 혁신 가운데 하나인 기가 프레스 영역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 미디어)

◇저가 전기차부터 ‘기가 프레스’ 방식 축소

테슬라의 고속성장에 힘을 보탰던 생산 전략 ‘기가 프레스’도 축소한다.

로이터는 복수의 테슬라 고위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테슬라가 그동안 자사의 제조 혁신을 상징해온 '기가 프레스' 공법에서 한발 물러난다”라고 보도했다.

기가 프레스는 테슬라와 이탈리아 아이드라가 공동으로 개발한 자동차 차대 생산 기술이다. 6000톤(t)이 넘는 육중한 힘으로 알루미늄 합금을 주물처럼 단번에 찍어내는 방식이다.

예컨대 자동차의 바닥 면을 구성하는 철판, 즉 언더 보디의 경우 부품 80개 이상의 부품이 연결된다. 고전압을 활용한 스폿 용접 타점만 100곳을 훌쩍 넘는다. 조각과 조각을 연결해 용접하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무게도 늘어나고 비용이 많이 든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자리한 테슬라 기가 팩토리 모습  (테슬라 미디어)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자리한 테슬라 기가 팩토리 모습 (테슬라 미디어)

이와 달리 테슬라의 기가 프레스는 복잡하고 정교한 언더 보디를 커다란 프레스로 한 방에 짓눌러 찍는다.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은 물론 품질과 내구성ㆍ안전성도 유리하다.

다만 생산 단계에서 유리할 뿐, 초기 생산설비를 갖추는데 그만큼 막대한 비용과 투자가 필수다.

결국, 테슬라는 지난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공언했던 ‘중저가 전기차’ 생산 때 기가 프레스 공정 일부를 걷어내고 3장 또는 그 이상의 언더 보디를 결합해 조립할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는 “소형 프레스를 이용해 앞과 뒤 패널 여러 장을 만들고, 배터리를 담아놓을 중앙 부분을 별도의 프레스로 찍어낸다”라며 “이후 3개 또는 그 이상의 패널을 각각 연결해 하나의 차체를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모델 Y 생산 때 혁신의 정점에 머물렀던 테슬라가 ‘기가 프레스’ 전략에서 한발 물러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전문기술 회사 ‘케어소프트 글로벌’의 테리 워이초프스키(Terry Woychowski) 사장도 로이터를 통해 “일체형 기가 프레스와 기가 캐스팅 등을 보류하면 막대한 초기 투자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있는 테슬라 매장이 보인다. 테슬라는 출근을 3주 앞둔 신입 직원들에게 채용 취소를 통보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있는 테슬라 매장이 보인다. 테슬라는 출근을 3주 앞둔 신입 직원들에게 채용 취소를 통보했다. AFP연합뉴스

◇출근 3주 앞둔 신입직원에 “채용 취소” 통보

생산 설비투자의 축소와 함께 본격적인 고용 축소도 시작했다.

현재 조직에서 핵심 전략을 담당하는 주요 임원과 부서를 없애는 상황에 신입사원 고용도 명분이 사라진 상태. 결국, 출근을 앞둔 신입 직원들에게도 ‘채용 취소’를 통보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출근을 3주 남긴 인턴들에게 일방적인 고용 취소를 통보했다”라며 “테슬라 근무를 위해 값비싼 항공료는 물론, 출근을 위해 거주지 등을 이미 마련해 놓은 이들의 피해가 크다”고 보도했다.

(그래픽=이투데이)
(그래픽=이투데이)

마이애미 대학 학생 조슈아 슈라이버(Joshua Schreiber)는 온라인을 통해 테슬라의 일방적인 인턴고용 취소를 밝히며 “시작(출근) 날짜를 3주 앞두고 테슬라가 제안했던 인턴 근무가 사라졌다”라며 “이미 주거비를 위해 수천 달러를 지급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블룸버그는 “이미 주요 기업이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감했거나 마감이 임박한 상태여서 테슬라 지원자들이 현재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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