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더 이상 피라미드 꼭대기가 아니다…곤충도 문화 전수

입력 2024-04-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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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꿀벌 집 연구 결과 여러 세대 걸쳐
동일한 방식으로 유지
주변 환경 통해 서로에게 간접적으로 영향
동료의 가르침 없이도 전통 전수 가능

▲독일 프랑크푸르트 변두리에 있는 벌집 앞에 벌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AP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변두리에 있는 벌집 앞에 벌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AP연합뉴스
인간이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다는 생각은 구식이다. 특히 건축에 있어서는 곤충이 인간보다 월등한 경우가 많다. 흰개미는 자신의 몸길이의 1000배에 달하는 초고층 건물을 짓고 꿀벌은 빈틈없는 육각형 격자 집을 만든다. 특히 이들 곤충은 자신의 문화를 후대에도 전수하고 있다고 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소개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화는 인간만이 향유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벨기에 루뱅대학의 비비아나 디 피에트로가 이끄는 진화 생물학자들은 작은 두뇌를 가진 생물도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디 피에트로는 2022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브라질의 양봉장에서 400개 이상의 꿀벌 군집을 관찰했다. 그 결과 군집의 약 95%는 수평으로 층층이 쌓인 집을 만들었다. 나머지 약 5%는 나선형 구조를 채택하고 있었다. 어떤 형태든 군집마다 집을 짓는 방법은 여러 세대에 걸쳐 동일한 방식으로 유지됐다.

유전적 변수를 배제하기 위해 연구진은 성충을 모두 내보냈다. 이후 각 군집의 일벌을 서로 다른 구조의 집으로 보냈다. 다른 곳으로 이민 간 벌들은 현지 방식에 곧잘 적응했고 그곳의 전통을 잇는 데 일조했다.

연구진은 주변 환경의 흔적을 통해 서로의 행동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스티그머지(Stigmergy)’가 꿀벌들에게도 적용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수평으로 쌓아 올린 벌집에 나선형 구조의 집을 짓도록 유도하는 장치를 설치하자 실제로 벌들은 연구진이 의도한 대로 움직였다. 이는 벌들이 동료의 가르침 없이도 여러 세대에 걸쳐 다양한 전통을 전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또 ‘개인에서 개인에게로 전달돼 집단의 특징이 돼야만 한다’는 문화에 대한 기존의 엄격한 정의보다 더욱 확장된 사고방식이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예전에는 인간만이 사회적 학습이 필요한 누적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여겼다”며 “아직 그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기에는 오랜 시간이 지났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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