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환자 급증, '연령' 늘고 '크기' 줄었다

입력 2009-06-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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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후 큰 폭 증가.. 발병 평균연령 높아지고 종양 크기는 감소

갑상선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암 환자를 조사한 결과, 갑상선암 환자가 2만 5천여 명으로, 전년도(1만 8천여 명)에 비해 32%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은 암의 진행속도도 느리고, 초기 암은 수술 후 20년 생존률이 98%에 달하는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병을 방치하는 것은 금물, 2004년 이후 급증, 여성암 발생률 1위를 보이고 있는 갑상선암에 대해 알아본다.

◆갑상선암 2004년 이후 수직상승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센터 박정수 교수팀이 세브란스병원에서 지난 20년간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 8,909명을 조사한 결과, 1989년 47명에 불과했던 갑상선암 수술 환자가 2008년에는 2,363명으로 5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환자 역시, 1989~1993년 53명에서 2004~2008년 880명으로 15.4배 가량 크게 증가했다.

갑상선암 환자의 증가는 2004년 이후 두드러졌다. 1998년 222명이던 갑상선암 환자는 2004년 563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후 2006년 1166명, 2008년 2363명으로 2년에 두 배씩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갑상선암의 평균 크기는 1992년 2.38cm에서 2008년 0.94cm로 매년 작아졌다.

갑상선암 환자의 급증 추세, 종양 크기의 감소 등의 변화는 실제 암 발생이 늘어난 것일 수도 있지만 ‘유방암ㆍ갑상선 동시진단법 등장’ 등 진단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받는 사람이 많아진 것일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진단한다.

갑상선암 발병 평균연령은 1993년 39.5세에서 2008년 47.2세로 상승했다. 전체 환자 중 30~40대 환자가 54.2%(4,834명)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10년 생존률이 65% 이하인 갑상선 수질암의 평균 발병연령이 35.7세로 가장 낮았다.

또한 위험이 적은 갑상선 유두암, 여포암의 경우 남녀 성비가 각각 1:6.4, 1:4.8로 여성이 크게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위험한 수질암, 미분화암의 경우 1:2, 1:2.3으로 여성 두명 중 남성이 한명 꼴이었다. 남성일수록 특히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센터 박정수 교수는 “갑상선암 예방의 최선의 방법은 정기적인 갑상선 초음파 검사”라며 “남녀 모두 사회활동이 많은 30~40대에 호발하는 만큼 30대부터는 남녀 모두 매년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치료율 높은‘착한 암’? 장기 방치는 금물

갑상선은 목 앞쪽, 피부 바로 밑에 있는 성인 엄지손가락 크기의 나비모양의 호르몬 분비 기관으로, 갑상선 암의 위험은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5~6배 정도 높다.

갑상선에 생기는 혹은 전체 인구의 5%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며 대부분 크기가 작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나 이중 5%는 악성 종양 즉, 갑상선암으로 판명된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암세포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수술 후 생존율도 초기 암일 경우 98%에 달하는 등 월등히 높아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방치는 금물. 장기간 방치해 암이 진행되어 갑상선 뒷면으로 지나는 후두신경까지 전이되어 수술 시 절제해야 하는 경우, 성대마비라는 난치성 목소리 질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갑상선을 모두 제거해야 하는 경우, 경련이나 호흡곤란, 사레가 자주 걸리는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수술 부위가 커질수록 목 부위에 흉터가 남게 될 수 있으며 드문 경우지만 너무 오래 방치할 경우, 자칫 폐, 뼈, 뇌, 연부조직, 간 등 다른 곳으로 암이 전이될 위험도 높아진다.

암의 진행 속도도 더디고 치료 후 생존율도 높지만 암은 암인 셈. 정기 검진과 함께 가급적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45세 이상 고령, 남성 갑상선암 환자는‘고 위험’

갑상선암은 ‘거북이 암’, ‘착한 암’ 이라고 불릴 정도로 진행도 느리고 치료도 잘 되며 생존율도 높다. 하지만 45세 이상인 경우와 남성 갑상선암 환자의 경우 암의 진행속도도 빠르고 수술 후 예후도 좋지 않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으며, 건강보험에서 실시하는 5대 암 정기검진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의외로 조기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따라서 고위험군 일수록 자가진단이나 정기검진에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일단 갑상선 주변에 혹이 만져진다면 암이나 양성 종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혹을 만졌을 때 부드럽고 잘 움직이거나 여러 개가 만져진다면 단순 양성종양일 가능성이 크다.

혹에 통증이 있는 경우는 갑상선에 염증이 생긴 경우일 수 있다. 반면 갑상선암일 경우, 혹이 딱딱하고 울퉁불퉁하며 잘 움직이지 않고, 목 옆의 림프절도 함께 커져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증상과 진찰만으로는 암과 종양의 확진이 어려우므로 초음파와 세침세포검사 등을 시행,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치료는 기본적으로 암 덩어리를 떼어 내는 수술을 시행한다. 기존에는 주로 목 아래 부분에 가로로 피부를 절개한 후 갑상선 암 부위를 잘라냈다. 하지만 흉터를 거의 내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수술법이 개발, 미용적인 측면에서의 만족도도 함께 높이고 있다.

겨드랑이로 내시경 수술기구나 로봇 수술기의 수술기구를 넣어 목 자체의 흉터를 남기는 수술이 대표적이다. 단 흉터 없는 위의 수술법은 비교적 크기가 적은 양성 종양이나 전이가 안된 초기 암에 한해 시행되며, 대부분의 갑상선수술은 목 부위에 최소 절개를 통한 절제술이 시행된다.

박정수 교수는 “갑상선암이 생존률도 높고 치료율도 좋은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안심은 금물”이라며 “치료 후에도 10~20년이 지나 재발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수술 후 장기간 주기적인 검사가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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