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수년간 오토바이를 타고 전 세계를 여행 중인 인플루언서 커플 비센테(63)와 페르난다(28·여)를 인터뷰한 것을 연합뉴스가 인용해 보도했다.
1일 부부는 인도 동부 자르칸드주 둠카 지역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던 중 괴한들에게 습격당했다. 괴한들은 부부의 목에 흉기를 들이밀며 위협한 상태에서 페르난를 집단 성폭행하고 돈을 뺏은 뒤 달아났다. 현재 3명의 용의자가 체포됐고 5명은 현지 경찰이 추적 중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사건 이후 두 사람은 현재 스페인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페르난다라는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 캠핑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인도는 어디에나 사람이 살고 있고 인구가 매우 많은 나라다. 그들은 우리가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하는 방식에 대해 매우 관심을 보였다”면서 “우리가 멈출 때마다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고 때로는 불편했다. 그래서 우리는 주로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비센테는 “우리는 항상 이런 식으로 캠핑했고 그날 밤 캠핑했던 장소는 그리 먼 곳이 아니었다. 이른 아침에 몇몇 농부들이 들판에 지나가는 것을 봤고 고속도로에서 불과 500~600m 떨어진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페르난다는 “사람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내가 여성들에게 ‘인도에 가지 말라’고 말하기를 기대하는 것 같은데 인생은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인도에서 나에게 일어난 일은 다른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나는 여성들에게 ‘집에서 나와 두려움 없이 여행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단 캠핑을 한다면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휴대전화 신호를 받을 수 있는 도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머물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도에 간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사고는 안전한 집 안을 포함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며 “우리는 여행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계획은 남은 삶 동안 계속 라이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행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약 3만2000건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2020년에 접수된 성폭력 범죄 관련 신고는 2만8000건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피해자에게 오명이 씌워지는 데다 경찰 조사에 대한 불신이 있어 신고되지 않은 사건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12월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당시 32세인 여대생이 버스 안에서 성인 남성 5명과 10대 소년에게 잇따라 성폭행과 신체 훼손을 당해 숨진 뒤 거리에 방치되는 사건이 일어나 지구촌의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CNN에 따르면 해당 사건에 대해 뭄바이 고등법원의 한 판사는 “소녀의 옷을 벗기지 않았기 때문에 성폭행한 혐의가 없다”고 판결했다. 피부 접촉이 없었다는 이유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