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혈통' 여왕벌 생산해 양봉 산업 키운다…'꿀벌 증식장' 올해부터 가동

전남 영광·경남 통영·충남 보령 등 5곳에 조성…2025년 연간 여왕벌 5000마리 생산

▲경남 남해군 서면 인근 산기슭에 놓여진 벌통 주위로 꿀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우수한 꿀벌 품종을 양봉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 '꿀벌 증식장'을 구축하고 우수한 혈통의 여왕벌을 생산해 보급에 나선다.

농촌진흥청은 국가 차원의 우수한 꿀벌 보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전남 영광과 경남 통영, 충남 보령에 '꿀벌자원 육성 품종 증식장'을 건립한다고 10일 밝혔다.

증식장은 3월 착공해 6월부터 순차적으로 완공된다. 연말에는 전북 군산과 전남 진도에 증식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는 전국 5곳의 증식장에서 연간 5000여 마리의 여왕벌을 생산해 농가에 보급할 수 있게 된다.

꿀벌 증식장에서는 기본 여왕벌을 1차 증식한 '원원여왕벌'로 '원여왕벌', '보급여왕벌'을 단계적으로 증식한 뒤, 시·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양봉농가에 공급한다.

정부 주도로 꿀벌 증식장을 조성하고 양질의 여왕벌 보급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는 양봉농가가 자가증식으로 여왕벌을 생산하고 인근 농가에 분양하는 방식으로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보급 방식은 꿀벌 품종의 순도 유지가 어렵고, 품질이 일정치 않은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 겨울철 온난화 등 이상기상 현상 증가, 꿀벌 기생충 응애로 인한 질병 감염, 말벌 개체 수 증가 등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았다.

꿀벌 증식장에서는 우수 꿀벌 품종 '젤리킹'을 증식할 계획이다. 2019년 농진청에서 개발한 서양종 꿀벌로 기존 꿀벌보다 로열젤리 생산성이 최소 11% 이상 뛰어나며 유밀기 벌꿀 생산성도 우수하다. 또 로열젤리 기능성과 관련된 지표 물질인 10-HDA 함량도 기존 꿀벌보다 최소 40% 이상 높다.

김지성 농진청 기술보급과장은 "꿀벌 증식장은 우수한 특성을 가진 꿀벌을 연중 내내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며 "우수 꿀벌 생산·보급 확대, 양봉 신기술의 빠른 확산 등으로 양봉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양봉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