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금융업에 승부수 띠우나

입력 2009-06-05 14:56 수정 2009-06-0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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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에 지주사전환 유예 신청...계열사 재정비 추진

SK그룹이 계열사 내 사업정비에 나서는 등 최근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SK그룹이 금융부문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지주회사 전환 유예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최대 2년의 시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숙원사업이던 금융부문 확대를 위한 계열사 정비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이날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요건 충족기간을 2년간 유예해 달라는 신청서를 공정위에 제출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한국거래소에 SK C&C 주권상장예비심사를 청구(상장 재추진)했다.

지난 2007년 7월1일 지주회사를 설립한 SK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오는 6월30일까지 지주사 전환 요건을 충족해야 했다. 하지만 순환출자 구도를 해소하기 위한 SK C&C 상장은 경기침체로 기업공개(IPO)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해 철회했다.

자회사의 SK증권 지분 매각은 일반지주사의 금융 자회사 허용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해 미뤄왔다.

따라서 공정위가 유예 신청을 받아들이고 한국거래소가 상장 재추진을 허가할 경우 SK그룹은 지주사 전환까지 2년여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돼 금융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상 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유예는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지주회사 체제 완성까지 2년이란 시간을 추가적으로 확보한 만큼 숙원해왔던 금융부문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SK그룹은 그동안 정부의 지주회사 규제완화와 관련한 공정거래법 개정을 전제로 금융업 진출에 눈독을 들여왔다. 그동안 신용카드 사업 진출도 시도해 왔다. 지난 2001년 전북은행 카드사업 부문 인수를 추진했다 금융권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SK그룹의 금융업 확대는 에너지 및 정보통신부문의 제조업 중심 사업체제로는 앞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금융업과 결합한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동통신과 파이낸스가 결합된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에 있다"며 "금융업 진출도 검토 대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시장에는 SK그룹의 주력자회사인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 손잡고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 하나카드(가칭)를 조인트벤처로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될 하나카드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SK텔레콤과 OK캐쉬백 서비스 등이 보유한 다양한 고객정보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서비스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지주측은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이 개정돼야 하는 상황에서 금융업 진출 방안이 확대·재생산되는 것을 막기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휴대폰 기반의 모바일카드 사업에 나서기 위해 하나은행과 하나카드 지분 구성 등을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일반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허용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는 만큼 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에 대해 증권시장에서도 SK그룹이 금융부문을 강화해 나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오진원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과의 조인트벤처 신용카드사 설립은 SK그룹이 그동안 숙원해 왔던 금융부문 강화 전략과도 직결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 애널리스트는 "과거 매각설이 빈번하게 제기됐던 SK증권 역시 공정거래법 개정시에는 지주회사 SK의 자회사로 편입돼 금융부문 강화의 한 축으로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금융업 진출과 함께 계열사 정비를 통해 사업재편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SK그룹이 최근 사모투자기업(PE)과 함께 인수합병(M&A)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시장에 저평가된 M&A 매물이 많아 나와있다는 판단에서다. UBS 및 JP모간 출신인 이승훈 SK 사업개발팀 전무가 자본금 100억원 미만의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시스가 단말기 사업을 통해 휴대폰 시장에 진출한 것도 SK텔레콤의 모바일카드용 단말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이중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SK텔레시스가 주요 휴대폰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외주 형태로 생산해 전량 SK텔레콤에 공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SK네트웍스도 그룹의 금융사업 강화를 위한 SK텔레콤에 전용회선사업을 양도하고 1조5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유입하는 등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카드사 지분 인수 등 금융업과 관련해 어떠한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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