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분노한 개미들, 미국 대사관 SNS 몰려든 이유는?

입력 2024-02-0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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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여론 단속·검열 피한 불만 성토장 돼
기린 보호 관련 게시물에 5만 개 이상 댓글

▲한 남성이 중국 상하이에서 주식시장 전자판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남성이 중국 상하이에서 주식시장 전자판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부진한 중국 증시에 분노한 현지 개인 투자자들이 주중국 미국 대사관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몰려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중 미국 대사관 웨이보 계정이 중국 네티즌들의 최근 경제 상황과 주식시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성토의 장이 됐다. 중국 당국이 온라인에서 여론 단속을 지속하는 가운데 화가 난 중국 투자자들이 고강도 검열을 피하고자 미국 대사관 계정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주중 미국 대사관이 올린 야생동물 기린 보호 관련 게시물에는 무려 5만3000개의 댓글이 달리고, 30만 개 이상의 ‘좋아요’가 눌렸다.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칭찬은 무의미하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유저는 중국 주식시장의 저조한 성과를 ‘카지노’와 ‘처형장’에 빗대며 한탄했다. 또 다른 사람은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게시물은 과학자들이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 미국의 기린과 기린 서식지를 보호하는 방법에 관해 설명한 것이다. 댓글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이다. 글 내용과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내용의 이 댓글들은 중국인들이 경제나 정부 성과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낼 곳을 찾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잘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지난해 12월 경제 문제에 대한 여론 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부는 부정적 의견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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