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혁신의 명암…“금융범죄 대응체계도 강화돼야”

입력 2024-02-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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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 금융혁신의 명암과 대응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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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이 디지털 혁신에 속도감을 내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해 급증하는 디지털 범죄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3일 금융연구원은 ‘디지털 금융혁신의 명암과 대응’ 연구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금융범죄가 점차 고도화되고 정교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와 금융권의 대응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오픈뱅킹’을 통해 한 은행의 계좌에만 접근하더라도 다른 모든 은행의 내 계좌를 마음대로 조회하거나 원하는 금융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동일 업권 내에서뿐 아니라 타 업권의 금융서비스까지도 이용할 수 있는 ‘오픈 파이낸스’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디지털 금융 혁신은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속도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AI의 도입으로 향후 10년 동안 생산성 증가율이 매년 1.5%p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디지털 금융 혁신은 보이스피싱이나 해킹 등과 같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범죄의 급격한 증가를 동반됐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의 발생 건수는 2018년 3만 4132건에서 2022년 2만 1832건으로 36% 감소했으나, 범죄 수익금액은 4040억 원에서 5438억 원으로 오히려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인당 금융범죄 피해금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금융범죄 조직들도 최신 디지털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학습을 통해 개발자 못지않은 지식과 기술적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심지어는 일반적인 회사처럼 외부 강사를 초청해 조직 내에서 양성평등 교육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금융범죄는 점차 고도화되고 정교해지고 있어 정부와 금융권이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이를 억제하기가 힘들 것으로 봤다.

이윤석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스캠, 해킹 등의 금융범죄와 관련해 공식적인 교육이나 법정 의무는 없다”며 “고령층 등 금융범죄 취약계층 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디지털금융범죄 관련 대응조직을 보다 체계적으로 갖추고 국제공조를 강화함과 동시에, 제재나 처벌과 같은 사후적인 대응보다는 탐지나 억제 등과 같은 사전적인 예방 기능에 보다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금융범죄와 관련된 처벌과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어떤 범죄든 범행으로 치루게 되는 댓가가 범죄수익보다 적으면 범행의 동기는 그 자체로도 충분하다”면서 “현재 금융사기의 경우 미국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에는 형량이 무거워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추가해도 많아야 15년 내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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