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은 질병관리청(질병청)에서 주관한 제1기 권역별 희귀질환 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고 1일 밝혔다.
질병청은 지난해 12월 희귀질환자의 국가 등록사업수행과 지역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권역별 희귀질환 전문기관을 공모했고, 인력 및 장비 등 지정기준 충족 여부를 바탕으로 전국 17곳을 지정했다. 경인 권역은 분당서울대병원과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이 선정됐다.
희귀질환은 환자 발생 수가 매우 적은 모든 질환을 통틀어 말한다. 유병 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 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질환 별 환자는 소수이지만, 질환의 종류가 다양해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7700여 종 이상의 희귀질환이 알려져 있으며 의학의 발전에 따라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희귀질환 대부분은 중증도가 높고 다양한 의료적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질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진단이 늦어지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장기간 고통받는 환자가 많다. 희귀질환의 72%는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며 환자의 75% 이상이 소아 환자로 파악된다. 희귀질환이 있는 소아의 약 30%는 5세 미만에 사망하고, 선진국을 기준으로 1세 미만 사망원인의 35%를 희귀질환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귀질환은 유병률이 낮아 의료시스템에서 쉽게 소외되기 때문에 국가 주도의 관리가 필요하다. 정부는 권역별 희귀질환 전문기관 지정으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는 각 진료과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희귀질환 진료를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효율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병원 내 전문 의료진 73명이 총 45개 중증·난치질환 전문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며, 의료진 선택이 어렵거나 표준 진단검사로 정확히 진단을 받지 못하는 환자를 위한 미진단 희귀질환 클리닉도 개설했다.
연간 희귀질환 2500여 건, 극희귀질환 200여 건의 산정특례 환자등록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등록환자를 대상으로 국가 및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환자지원 프로그램도 안내하고 있다. 특히,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른둥이를 분만한 모든 부모를 대상으로 퇴원 전 교육을 시행하고, 이 중 희귀질환으로 진단된 아기는 퇴원 후 사회복지사를 통한 추적 관리를 하고 있다.
최창원 분당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권역 희귀질환 전문센터로 지정되면서 지역 내 희귀질환 발생 경향과 환자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근거 중심 희귀질환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라며 “희귀질환 진료를 위한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형성해 권역 내 희귀질환 환자 진료체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