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재계 인사 영입 경쟁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고동진 삼성전자 고문의 입당을 앞두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 사장 영입을 추진 중이다.
고 고문은 22일 국민의힘에 입당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전 대표 시절부터 고 고문 영입을 추진했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그에게 합류를 부탁하는 등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이 참석한 입당 환영식도 열 계획이다.
고 고문은 삼성전자 ‘갤럭시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84년 삼성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유럽 연구소장, 상품기획팀장, 개발실장, 모바일 부문(옛 IM부문) 대표이사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이력에 맞춰 이번 총선에서도 삼성 사업장이 있는 경기 수원 지역구나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현대차 임원 출신인 공 전 사장 영입을 추진 중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 전 사장은 민주당으로부터 여러 차례 영입 의사를 전달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당 인재위원회도 지속적으로 영입 의사를 타진했으나, 공 전 사장은 아직 고심하며 확답은 하지 않은 상황이다. 총선을 앞둔 만큼 민주당도 경제 분야에서의 보폭을 넓히기 위해 공 전 사장 영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공 전 사장은 문화일보 기자 출신으로, 2005년 현대·기아자동차로 이직해 전략개발팀장과 해외정책팀장, 홍보실장을 거쳐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을 지냈다. 전통 현대맨이 아니면서도 사장에 오른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 한·인도, 한·터키, 한·사우디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 한국자동차연구원 이사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기획재정부 혁신성장 옴부즈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회 의장 등을 지내며 관련 산업 발전에도 힘썼다.
국회와도 인연이 있다. 공 전 사장은 15년간의 기자 생활 중 약 10년을 정치부 기자로 지내면서 여야 할 것 없이 인연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대차 임원으로서도 2022년 ‘국회 자율주행자동차 도입에 관한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소개하거나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매 총선마다 여야 할 것 없이 재계, 특히 대기업 출신 인재 영입에 관심을 보여왔었다”며 “특히 민주당에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건 굉장히 긍정적이다. 미래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모색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