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직장인 세태 변화..."뭐가 늘고 뭐가 줄었나?"

입력 2009-06-0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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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불황과 경기침체는 직장인들에게도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직장인들의 불황기 세태변화를 ‘늘어난 것’과 ‘줄어든 것’으로 나눠 살펴봤다.

◆줄어든 것… 회식자리·예상정년·각종 지출

최근 인크루트가 트렌드모니터와 함께 ‘직장인들의 회식문화 변화’에 대해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의 54.7%가 지난해에 비해 회식절차가 간소화됐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지난해 회식현황도 함께 질문)와 비교해 본 결과, 2차·3차·4차 등 여러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는 지난해보다 모두 줄어든 데 반해, 1차로 끝낸다는 응답은 작년 13.0%에서 올해는 29.4%로 크게 늘어났다.

회식 자체의 횟수 역시 69.6%가 최근 들어 ‘줄었다’고 답해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이런 경향은 이미 다른 조사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직장인의 61.8%가 술자리를 줄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회식만 줄어든 게 아니다. 가정의 달인 5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쓰는 비용 역시 줄어들었다. 지난 4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의 예상지출 변화를 살펴봤는데, 어린이날 비용은 절반을 넘는 52.9%가, 어버이날은 46.3%가 지난해에 비해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작년과 비슷하다’는 의견 외 ‘늘일 것’이란 응답은 어린이날 비용이 14.7%, 어버이날 비용은 3.2%에 불과했다.

불황으로 줄어든 것은 또 있다. 바로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예상정년. 올 1월 ‘현 직장에서의 예상정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 43.9세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집계된 48.4세보다 4.5세나 줄어든 수치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 직장에서의 예상 재직기간을 짧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불황기엔 역시 전반적인 씀씀이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뚜렷한 변화일 것. 지난해 11월 ‘미국발 금융위기 발생 이후 씀씀이가 어떻게 변했는지’ 물어본 결과 65.1%가 ‘줄였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22.1%는 ‘변화 없다’고 답했고, ‘늘였다’는 응답은 12.8%에 머물렀다.

구체적으로 가장 많이 줄인 것은 34.8%가 꼽은 ‘외식비’였고, ▲‘유흥비’(19.3%) ▲‘의류, 가전제품 등 생활용품 구매’(14.2%) ▲‘문화생활비’(10.8%) ▲‘식비’(7.2%) ▲‘저축, 투자 등 재테크’(5.1%) ▲‘교통비 및 유류비’(3.9%) ▲‘자녀교육비’(2.3%) ▲‘기타잡비’(1.6%) ▲‘부채, 대출상환 비용’(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것… 샐러던트 열풍·투잡족·감원불안감에 비굴한 행동까지

불황으로 인해 증가세를 보인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직장인들의 ‘열공모드’. 인크루트가 올 4월 조사한 ‘샐러던트 현황조사’에 따르면 57.2%가 직장에서 일 하면서 공부를 병행하는 샐러던트족(族)으로 나타났다. 불황이 가시화되기 전인 작년 1월 조사결과(58.9%)와 대동소이한 비율인데, 샐러던트 열풍은 불황을 타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비용은 오히려 작년보다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평균 20만 5천원 가량을 지출한 데 비해, 올해는 22만 8천원을 지출해 2만 3천원 정도를 더 쓰고 있는 것이다.

투잡족(族)도 증가세다. 인크루트가 지난 1월 ‘직장인 부업현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15.5%가 부업을 가진 투잡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소폭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5월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12.9%보다 2.6%p 가량 늘어난 것. ‘현재 부업을 하지 않고 있다면 향후 부업을 할 예정인가’ 또는 ‘부업을 이미 하고 있다면 지금 하고 있는 부업 외에 또 다른 부업을 할 계획이 있는가’란 질문에 66.9%가 ‘그렇다’고 답해 당분간 직장인들의 투잡붐은 더 확산될 전망이다.

불황으로 인해 제일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역시 고용불안감 일 것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최근 들어 감원불안감이 늘었나’란 질문에 직장인의 48.8%가 ‘감원불안감이 커졌다’고 답한 바 있다. 직장인 2명 중 1명은 감원대상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올 2월 실시한 조사에서 직장인의 80.1%는 ‘불황과 경기침체로 직장에서 비굴하고 민망한 행동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주로 나온 민망하고 비굴한 행동들로는 ▲의견과 틀려도 무조건 “예스”라고 맞장구 칠 때 ▲“OO님 없으면 사무실이 안 돌아가요”라며 상사에게 아부성 멘트를 할 때 ▲굳이 보고 안 해도 되는 사항을 일일이 브리핑 할 때 ▲할 일 없는데 야근이나 특근을 자청할 때 ▲상사 뒷담화를 하다가 막상 마주치면 웃으며 90도로 인사할 때 ▲예전 같으면 청구하지 않던 비용까지 청구할 때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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