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가 부족...많이 배워야겠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취임 인사차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김 의장이 “상대방 말을 경청하고 역지사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자 한 위원장은 “대화와 타협 정신을 더 배우겠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을 찾은 한 위원장에게 “나도 공직 생활을 오래 하다 정치권에 온 지 20여 년이 되다 보니까 점점 더 본질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된다”며 “공무원이나 정치인이나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건 똑같은데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정치라는 건 적어도 20만, 30만 명이 선출한 국민의 대표들로 회의체를 구성해서 결정한다는 데 본질적 차이가 있다”며 “그러려면 소통이 잘 돼야 하고, 결국 내가 상대하는 한 사람 한 사람 뒤에 항상 20만, 30만 명의 눈동자가 있다는 걸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의장은 또 “20만, 30만 명의 국민을 생각해 그분 말을 경청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의 본령을 해 나가려면, 상대방 말을 경청하고 역지사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한 위원장이 워낙 용모도, 머리도, 말씀도 스마트하셔서 잘해 나갈 거라 믿는다”고 덕담했다.
김 의장은 한 위원장의 취임 연설을 거론하며 “‘동료 시민들과 함께 그분들의 삶을 개선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말씀이 와 닿더라”며 “제일 먼저 동료 시민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고 좀 더 노력도 하면 많은 국민이 진정성을 느끼지 않겠나. 앞으로 국민을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가려는 좋은 정치인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자 한 위원장은 “의장님을 장관 하면서도 뵐 기회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말씀할 기회도 있었는데 의장님의 품격과 상생의 기본 정신을 지키려고 노력하시는 것에 대해 평소부터 존경해왔다”고 화답했다. 이어 “저는 이제 여당을 이끄는 사람이지만, 그리고 항상 이런 상황에서 충돌이 없을 수 없는 시기이지만, 그럼에도 말씀하신 정신을 잘 생각하면서 공통점을 잘 찾고 대화와 타협 정신을 더 배우겠다”며 “제가 부족한 건 분명하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장관을 할 때 의장님께서 지금과 비슷한 여러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때도 말씀을 듣고 이 부분을 많이 배워야겠다고 늘 생각했다”며 “그 말씀 항상 기억하면서 공부하겠다”고 했다.
이어진 비공개 환담에서 김 의장은 한 위원장에게 내년 1월 9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한 위원장의 답변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경호 의장 비서실장은 “의장이 한 위원장에게 당부한 것까지만 발표하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