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푸틴, 조용히 우크라 전쟁 휴전 협상 타진 중”

입력 2023-12-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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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복수채널로 전달
전쟁이 교착 상태ㆍ서방의 우크라 지원 의지 약화
협상 적기라고 판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올해의 결과’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올해의 결과’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휴전할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조용히 보내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직 고위 관료와 푸틴 대통령의 특사로부터 관련 메시지를 받았다는 미국 및 국제 관료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고 허세를 부리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외교 채널을 통해 (휴전) 협상을 할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최소 9월부터 휴전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는 신호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 양국 모두에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중개 역할을 하는 국가가 푸틴의 이러한 의사를 중간에서 전달하는 매개자가 되기도 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관료들도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휴전 협상 가능성을 타진한 사실이 있다고 NYT에 전했다.

이러한 푸틴 대통령의 물밑 제안이 있었던 지난해 가을은 우크라이나가 동북부 지역 탈환에 성공했던 시점으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에 대해 만족하며 휴전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가을 러시아 최고위 관료를 만났다는 한 국제 관료는 “러시아는 ‘우린 휴전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다”며 “그들은 현재 점령지에 그대로 남아 있길 원한다”고 말했다.

전·현직 관료들은 푸틴 대통령이 현 상황을 휴전할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데다 우크라이나의 반격 시도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해 여론이 악화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 의지도 약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국제정세가 혼란스러워진 것도 러시아 입장에서 기회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NYT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인터뷰는 거절하면서도 이 같은 취재 사실에 확인 문의에 “개념적으로 잘못된 내용”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의 휴전 의사 관련 질의에 대해선 푸틴 대통령의 기존 연설을 인용하며 “푸틴 대통령은 실제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고 그렇게 말해왔다”며 “러시아는 대화 준비 상태를 지속하겠지만,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할 때 한해서만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모든 영토를 회복하고 전쟁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려는 우크라이나로서는 러시아에 영토를 넘겨주는 것을 전제로 한 휴전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점령지 철수 등 내용을 골자로 하는 ‘평화 공식’ 제정을 목표로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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