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창업자 8월 총선 출마 선언
“중국에 굴복 않겠다” 발언하기도
애플 저격ㆍ화웨이 지원 분석도
22일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세무당국은 폭스콘의 광둥성과 장쑤성 사무실을 수색했다. 또 중국 천연자원부는 폭스콘의 허난성과 후베이성 공장의 토지 사용에 대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환구시보는 해당 조사가 언제 이뤄졌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전하지 않았다.
환구시보는 “폭스콘을 비롯해 대만 기업들은 중국 본토에서 개발이익을 공유하고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 것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도 져야 한다”, “대만의 평화로운 발전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등 한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폭스콘은 중국 여러 지역에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며 수십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에 그간 중국 정부는 본토에서 활동하는 대만 기업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대체로 자제해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총통 선거에 개입하려는 목적으로 중국이 본토에서 활동하는 대만 기업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펼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정부가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가 총통 선거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경우 야권 분열로 독립 성향의 대만 집권당이 선거에 유리해지는 상황을 차단할 목적으로 이번 조처를 했다는 분석이다. 궈타이밍은 내달 2일까지 유권자의 1.5%인 29만 명의 서명을 받으면 공식적으로 무소속 출마 자격을 얻게 된다.
대만은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다. 현재 반중 성향인 집권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40% 가까운 지지율로 당선이 유력하다. 2위 민중당 커원저 후보와 3위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친중 성향이며, 4위는 무소속의 궈 폭스콘 창업자이다.
독립 성향을 보여온 민진당의 재집권 저지에 나선 중국은 친중 세력인 국민당 허우 후보의 당선을 가장 바라고 있으며, 허우 후보와 중립 노선의 민중당 커원저 후보 간 단일화 후보의 당선을 차선책으로 여긴다.
그는 “애플, 테슬라, 아마존 등이 정치적 압력에 의해 생산이 중단되면 공급망에 혼란을 줄 것이다. 이건 중국이 세계에 설명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중국은 선거가 있을 때마다 대만 기업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선언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대만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기여를 인정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궈타이밍 후보 측은 이번 조사와 관련된 질문에 이미 4년 전에 회사 경영권을 넘겼고, 더는 이사회에도 참가하지 않고 있으며, 단순한 주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통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달 폭스콘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폭스콘은 즉각 성명을 통해 ”법규 준수는 경영의 기본 원칙”이라며 “관련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