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특화 반월·시화 비즈센터 개설"
단지 입주 기업에 자금·컨설팅 지원
상반기 대기업대출 잔액 15.7% 증가
신성장팀 신설…2조 금융지원 협력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취임 일성으로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내세웠다. 조 행장은 취임식 다음 날 수도권 인근 주요 기업고객을 방문해 현장 의견을 들었다.
취임 3일 뒤에는 중소기업 특화채널 ‘반월·시화 비즈(BIZ)프라임 센터’를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센터는 경기도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 내에 입주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융자를 통한 자금지원, 기업 컨설팅, 프라이빗뱅크(PB) 전문인력의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조 행장은 “반월·시화 비즈프라임 센터에 이어 수도권 외 지역에도 중소기업 특화채널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이 취임 직후부터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주춤한 기업금융 성장세 때문이다.
27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상반기 기업대출 잔액은 160조8150억 원으로, 전년 동기(156조6620억 원) 대비 2.7% 늘었다. 특히 상반기 대기업대출 잔액은 41조920억 원으로, 지난해 말(36조8540억 원)보다 15.7% 증가했다.
다만, 중소기업대출은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2분기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19조7230억 원으로, 지난해 말(121조380억 원)보다 1.1% 감소했다. 중소기업대출이 감소한 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중 유일했다. 대기업대출이 40조 원을 넘어 4대 시중은행 중 1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된다.
우리은행이 중소기업 지원에 힘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라이징 리더스(Rising Leaders) 300’이 대표적인 예다. 라이징 리더스 300은 혁신성과 성장 가능성 등을 갖춘 유망 중견(후보)기업을 선정하고 종합 금융지원을 제공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등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사업으로, 민간 금융사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산업부가 추천 기업을 선정하면, 우리은행이 여신·수출입, 해외직접투자 컨설팅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맞춤형 지원이 이뤄진다. 우리은행은 ‘라이징 리더스 300’ 선정 기업에 지점장을 일대일로 매칭해 기업금융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총 4조 원의 여신 한도를 배정하고 심사 패스트트랙을 운영해 선정 기업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별 우대금리를 적용해 총 600억 원 규모의 금융비용 절감도 진행 중이다. 향후 5년 내로 총 300개의 ‘라이징 리더스 300’ 대상 중견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신성장산업 지원도 기업금융 명가 재건 사업의 한 축이다. 우선 조직개편으로 신성장기업 지원에 힘을 실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신설한 신성장기업영업본부를 지난달 1·2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본부 내 신성장지원팀을 신설했다. 신성장기업 발굴을 전담하는 기업지점장도 7명 배치했다. 본부부서·기업지점장·영업점 등 삼각 지원·실행 체계를 구축한 결과, 본부 신설 7개월 만에 신성장기업 여신지원 2500억 원을 달성했다.
신성장기업영업본부에서는 이차전지를 비롯한 신성장사업에 3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7월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차전지 양·음극제 동시 생산 기술을 보유한 포스코퓨처엠과 ‘이차전지 핵심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맺고 이차전지 소재산업 육성 관련 시설투자와 해외자원개발 및 해외사업 진출 등에 2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협력하기로 했다.
임 회장도 우리은행을 앞세워 기업금융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그는 은행과 계열사 간 협력을 특히 강조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우리종합금융에 방문해서도 “기업금융 강화에 집중하고 기업들에 대한 종합솔루션 제공을 위해 은행과 적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우리은행의 그룹 기여도가 큰 만큼 비은행 계열사도 기업금융 실적 향상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메시지다. 임 회장은 “본업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한 계열사 간 시너지가 중요하다”며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모든 계열사들이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