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조성계획 어기고 아파트 신축 중단…대법 “무상수용 안 돼”

입력 2023-08-20 10:5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공공시설‧토지, ‘준공검사’後 관리청에 소유권이전
“준공검사 없었다면…부지만 무상 귀속되지 않아”

건설사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승인받은 사업계획대로 단지를 조성하지 않고 아파트 신축 사업을 중단했더라도 해당 공공사업 부지를 무상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 건설사는 애초 지자체에 제출한 사업계획에 도로와 녹지, 공원 등 공공시설을 짓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뉴시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뉴시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천안시가 A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 이전등기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A 사는 2004년 5월 천안시로부터 신부동 일대 아파트 3개 단지 규모 주택 건설사업 계획을 승인받았다. A 사는 2007년 9월 아파트 동별 사용검사를 받았으나 당초 사업 승인을 받을 때 조성하기로 했던 공공 도로와 완충 녹지, 어린이 공원 등 일부 공공시설을 제대로 조성하지 않은 채 사업을 중단했다.

이에 천안시는 주택 건설사업 계획 승인에 따라 공공시설로 예정된 부지에 대해 옛 주택법상 ‘무상 귀속에 따른 소유권 이전’을 주위적 청구로 주장하면서,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예비적으로 ‘기부채납’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국토계획법에 따라 개발행위 허가를 받은 자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과 그 토지는 준공검사를 받고 나면 그 시설을 관리할 관리청에 무상으로 소유권이 넘어간다.

1심과 2심 법원은 문제된 부지가 천안시에 무상 귀속되며 A 사는 소유권을 넘겨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무상 귀속이 불가하다고 뒤집었다.

대법원은 “사업 주체가 실제로 공공시설을 설치하고 당해 사업이 준공검사를 받아 완료된 경우 비로소 그 사업 완료(준공검사)와 동시에 해당 공공시설을 구성하는 토지와 시설의 소유권이 관리청에 귀속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사업 주체가 사업지구 내 공공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채로 사업이 중단됐다면 공공시설의 설치가 예정된 부지만이 관리청에 무상 귀속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또한 1‧2심 법원이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예비적 청구를 따로 심리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천안시의 예비적 청구를 추가 심리해 다시 재판하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서울시청역 대형 교통사고 흔적 고스란히…“내 가족·동료 같아 안타까워”
  • "100% 급발진" vs "가능성 0"…다시 떠오른 고령자 면허 자격 논란 [이슈크래커]
  • 비둘기 파월의 입에…S&P500 5500 돌파·나스닥 1만8000 돌파
  • 황재균도 류현진도 “어쩌겠어요. ABS가 그렇다는데…” [요즘, 이거]
  • ‘좀비기업 양산소’ 오명...방만한 기업 운영에 주주만 발 동동 [기술특례상장 명과 암③]
  • 주류 된 비주류 문화, 국민 '10명 중 6명' 웹툰 본다 [K웹툰, 탈(脫)국경 보고서①]
  • 전국 오전까지 천둥·번개 동반한 장맛비...중부 지방 '호우주의보'
  • 박민영이 터뜨리고, 변우석이 끝냈다…올해 상반기 뒤흔든 드라마는? [이슈크래커]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7,264,000
    • -1.17%
    • 이더리움
    • 4,810,000
    • -0.35%
    • 비트코인 캐시
    • 537,000
    • -0.37%
    • 리플
    • 682
    • +1.79%
    • 솔라나
    • 216,000
    • +5.11%
    • 에이다
    • 587
    • +3.89%
    • 이오스
    • 820
    • +1.11%
    • 트론
    • 181
    • +0.56%
    • 스텔라루멘
    • 132
    • +3.13%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750
    • +1.21%
    • 체인링크
    • 20,290
    • +0.9%
    • 샌드박스
    • 463
    • +0.4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