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도 소환조사하라’ 적힌 피켓 들고 1인 시위도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검찰에 두 번째 자진 출석을 시도했지만 검찰이 거부했다.
송 전 대표는 7일 오전 9시 23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청사 안에서 수사팀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검찰은 ‘사전에 출석을 합의한 바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청사 밖에서 10페이지 분량의 회견문을 꺼내 “검찰은 비겁하게 저의 주변 사람들을 불러다가 억지로 진술을 강요하고 민주당을 이간질 시키고, 국회의원들을 구속영장 청구할 것이 아니라 저를 소환해 구속영장 청구하라”고 밝혔다.
그는 “이정근 씨 알선수재 사건 수사를 통해 얻은 녹음파일을 불법적으로 추출해 JTBC와 야합해 무슨 대역죄가 발생한 것처럼 언론보도로 난리를 피워 파리에서 강의하고 있는 저를 억지로 귀국시켰다”며 “저를 출국금지까지 시키면서 한 달 반이 넘도록 지금까지 검찰은 소환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사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송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담당하는 부서가 저와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라며 “도이치 사건은 수사를 사실상 중단하고 소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논란 사건에 올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위 통정매매를 통해서 주가를 조작해 부정한 돈을 버는 일은 자본주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중대범죄로 한 정당의 내부 선거에서 발생하는 금품수수 논란과는 비교가 안 되는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윤관석 무소속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송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 씨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송 전 대표는 ‘보좌관이 자금을 전달받은 것을 몰랐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 보좌관은 이 내용을 전면부인하고 있고 향후 법정에서 다퉈질 것”이라며 “검찰은 별건수사와, 압박을 통해 허위진술 끌어내고 증거를 조작하기도 해서 법정에서 상호 검증 통한 증거로 판단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귀국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를 폐기하고 ‘깡통폰’을 검찰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서는 “프랑스에서 한국 폰을 로밍해서 쓰면 요금이 많이 나오고, 스트리밍 잘 안 된다. 구글맵에서 약속 장소를 찾아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프랑스 현지 학교에서 제공해준 프랑스 폰을 썼고, 귀국해서 1주일 사용한 새 폰을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송 전 대표는 중앙지검 정문으로 이동해 1인 피켓시위에 나섰다. 피켓에는 ‘공정과 상식을 잃은 검찰, 선택적수사 하지 말고 주가조작 녹취록 김건희도 소환조사하라’, ‘무고한 사람들 그만 괴롭히고 송영길을 소환하십시오’라는 글귀가 적혔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일에도 검찰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요청했지만 검찰이 거부해 10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당시 송 전 대표는 “모든 건 저의 책임이고 저를 소환해 수사하라고 말씀드렸지만, 귀국 후 일주일이 지나고도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