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부터 멕시코 등 비영어권 국가까지 대상 다양
올여름 출시 예정 ‘하이퍼클로바X’는 우선 한국에 집중
한국어 서비스 출시 구글 바드 등과 치열한 경쟁 예상
성 총괄은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된 데이터와 정보를 들여다볼 권한을 갖게 되면서 여러 국가가 미국 클라우드와 AI 시스템 사용을 꺼리고 있다”며 “마치 신냉전 체제처럼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보호에 있어 AI 기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업은 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네이버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범용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국가별 현지화 된 AI 앱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상에는 아랍권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국가들은 물론 스페인과 멕시코 등 비영어권 국가도 포함된다.
성 총괄은 네이버의 AI 모델 수출을 해외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운영을 돕는 것에 비유하면서 아마존과 같은 경쟁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성 총괄은 “기술적으로는 오픈AI의 챗GPT보다 8개월가량 뒤처져 있지만, 한국 내 서비스 측면에서는 챗GPT보다 훨씬 낫다”고 자신했다. 또 “지금은 분명 한국과 일본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지화가 AI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해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한국 시장에서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과거 검색엔진의 해외 시장 진출에 실패했던 것을 비춰볼 때 AI 시스템의 해외 판매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별 맞춤형 AI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과 인적 자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한국은 구글이 검색엔진을 지배하지 못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그러나 구글이 AI 기반 챗봇인 바드의 첫 외국어 서비스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선택하면서 이제 네이버는 한국어 AI 서비스에서 더 치열한 경쟁을 마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