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워터홀컴퍼니)](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600/20230524161300_1888068_700_997.jpg)
요리보고 조리 봐도 알 수 없는 그 녀석. 어릴 적엔 응원했지만, 지금은 너무나 얄미운 그 녀석. 온몸이 멍이 든 초록색을 하고 오로지 “엄마”를 외치는 그 녀석. 아기공룡 둘리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올해로 탄생 40주년을 맞은 인기 만화 ‘아기공룡 둘리’가 24일 극장판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이하 얼음별 대모험)으로 재탄생했죠. 1996년 첫 상영 당시 전국을 휩쓴 추억의 작품을 4K급 화질로 손질해 선보이는데요.
얼음별 대모험은 매일 같은 구박에서 탈출하고자 빨리 어른이 되기로 한 둘리와 친구들이 악명 높은 타임 코스모스의 오류가 모두를 미래가 아닌, 정체불명의 얼음별로 데려가는 바람에 생긴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그 시절 둘리를 다시 만나볼 생각에 가슴이 뛰고 있죠. 특히 개봉 전 ‘고길동의 편지’가 전해지며 둘리와 함께 자란 세대의 눈물 바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처=워터홀컴퍼니)](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600/20230524161301_1888069_800_440.jpg)
둘리는 본래 공룡시대에 살고 있었던 아기공룡인데 빙하에 갇힌 뒤 ‘냉동 공룡’(?)이 되어 신체나이 8살의 모습으로 현시대에 내려왔는데요. 종은 케라토사우루스입니다. 피부는 초록색이며 혀를 항상 빼물고 다니죠.
외계인에게 뇌 수술을 받은 덕에 말도 잘하고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데요. 초능력을 사용할 때 하는 주문(?)이 바로 “호이!”입니다. 영화 ‘부당거래’의 유명한 명대사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안다”의 패러디 버전 “호이가 계속되면 둘리인 줄 안다”가 여기서 파생된 거죠.
둘리는 2008년에 ‘NEW 아기공룡 둘리’로 방영되기도 했는데요. 과거 진녹색의 둘리와 달리 연둣빛으로 돌아온 덕에 “둘리는 진녹색인가 연녹색인가”로 세대 구분을 하기도 한다죠.
![▲(출처=둘리나라)](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600/20230524161301_1888070_900_500.jpg)
30대 후반의 나이의 평범한 샐러리맨(a.k.a 만년 과장)인 고길동에게 아내와 두 자녀도 버거울 텐데 조카 희동이와(+이후 양동이까지) 둘리네 군식구들의 식사와 거주를 책임지는 엄청난 ‘대천사’였죠.
거기다 얼음별 대모험에서 평범해 보였던 고길동이 국자와 가시고기의 뼈 등을 들고 외계인을 물리치는 등 놀랄 만한 활약을 보이자 그를 ‘검성 고길동’, ‘소드마스터 고길동’이라는 밈(meme)까지 등장했는데요. 또 외계인(바요킹)들에게 붙잡힌 고길동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가수 설운도의 ‘나침반’을 부르는 장면 역시 뒤늦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죠.
![▲(출처=워터홀컴퍼니 인스타그램 캡처)](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600/20230524161302_1888071_1000_500.jpg)
편지에서 고길동은 둘리와 친구들을 괴롭혀 ‘악역’으로 자리매김했던 자신의 과거를 소환했는데요. “이제 다들 제 역할을 이해한다면서요? 제가 악역이 아니라 진정한 성인이었다는 말을 들을 줄이야, 껄껄”이라며 “인생이란 그런 것입니다. 이해하지 못한 상대를 이해해 나가는 것. 내가 그 입장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그 모든 거절과 후회가 나를 여기로 이끌었음을 아는 것”이라는 ‘진정한 성인’의 모습 그대로였죠.
또 추신을 통해 그 시절 앙숙 둘리에게도 인사를 건넸는데요. 고길동은 “둘리야 네가 이제 마흔이라니, 철 좀 들었는지 모르겠구나. 철들지 말 거라. 네 모습 그대로 그립고 아름다웠다고 말해주고 싶다. 건강해라. 그리고 오래오래 모두의 기억 속에 살아가 주렴”이라고 그간 볼 수 없던 따뜻한 말을 전했죠.
고길동의 편지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길동에게 보내는 반성의 편지가 이어졌는데요. “어렸을 때 몰라뵌 거 죄송해요”, “그때 고길동 아저씨의 나이가 되어보니 눈물이 납니다”라는 후회와 감사함 일색이었죠. 일각에서는 “너무 글이 착해서 고길동이 아닌 것 같다”라는 의혹도 일긴 했지만요.
영화 리마스터링 계획에 맞춰 에세이 ‘둘리, 고길동을 부탁해’(열림원)도 재출간됐습니다. 말썽꾸러기 식구를 끝내 내치지 않은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씨의 소유자이자 여러 식구의 가장이었던 그를 중심으로 한 따뜻한 이야기를 그렸죠.
![▲(출처=워터홀컴퍼니)](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600/20230524161302_1888072_700_998.jpg)
개봉에 앞서 진행된 프리미어 상영회에서는 추억의 껌 만화를 증정하기도 했는데요. 과거 풍선껌 패키지 안에 들어있던 껌 크기의 미니 만화가 돌아온 거죠.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씨네Q 등에서 오리지널 티켓과 아트카드 등도 발행하고 있습니다.
추억소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중장년층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누적 관객 수 460만 명을 넘었는데요. “우리도 있다” 대한민국표 그때 그 시절 향수 둘리와 친구들이 그 기록을 깰 수 있을까요? 말썽꾸러기 둘리와 친구들도 ‘대천사’ 고길동도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와 준 감사함을 극장에서 전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