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같은 규모 인상 후 “중단 없다” 못 박아
“연준 항상 따라가던 ECB 아냐”
미국 경기침체가 ECB 독자노선 변수 될 듯
연준은 지난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그러나 연준은 성명에서 과거 명시됐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하다”는 문구를 삭제하며 긴축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루 뒤 ECB도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고 금리를 0.25%p 올렸다. 인상 폭은 전보다 줄었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금리 인상 여파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금융과 통화 환경에 강력하게 전달되고 있지만, 실물경제로 전달되는 시차와 강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7월부터는 자산매입프로그램(APP)에 따른 재투자도 중단하기로 했다.
유니온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티안 코프 외환시장 부문 대표는 “투자자들은 대서양 양쪽의 통화정책과 관련해 매우 큰 분기점 위에 있다”며 “이는 아주 새로운 모습”이라고 평했다. 이어 “시장 참여자들은 ECB가 항상 연준의 행보를 따라갔기 때문에 그들을 예측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라고 봤다”며 “그러나 우리는 지금 ECB가 실제로 독자적인 노선을 통해 금리를 계속 올리는 상황 속에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은 ECB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외면하면서까지 독자 행보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ABP인베스트의 타노스 파파사바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위기 발생 시 은행들을 지원하고 예금 유출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이 위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한다면 ECB가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ING그룹의 앙투안 부베 투자전략가는 “라가르드 총재는 ECB가 연준과 상관없이 긴축을 계속할 수 있다는 시각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 경제가 경착륙을 피하는 경우에만 신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