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재 여파 극복이 관건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국내 타이어 3사 역시 1분기 실적개선과 흑자전환 등에 성공했다.
전체 공급물량에서 국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하고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 시작한 원·부자재 가격 하락과 해운 운임의 안정화, 타이어 가격 인상 효과 등이 올해 1분기 실적에 힘을 보탠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타이어업계 등에 따르면 1분기 국내 타이어 제조사는 호실적을 기록하거나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관측된다.
에프앤가이드 전망치를 보면 넥센타이어의 1분기 매출은 운임비 부담 완화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한 6622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 -430억 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올해 305억 원의 흑자로 전환했다. 2021~2022년 사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던 운반비 부담이 크게 완화된 덕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매출목표를 전년 대비 20% 증가한 4조2000억 원 수준으로 잡았다. 현대차증권이 전망한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0.2% 증가한 9619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이익의 경우 2500억~3000억 원 사이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고작 5억 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변수다. 대전공장 대형 화재 탓에 재고의 상당수를 잃었고 현재 가동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1조7000억 원 수준의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어 대부분의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으나 이 화재 여파를 얼마나 빠르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향후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한국타이어 대전 2공장 화재로 인한 재고손실을 130억 수준으로 점치고 있다. 이곳 2공장에서는 하루 1만6000본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만큼, 매출손실은 매일 11억 원 안팎으로 분석된다.
대전공장 하루 생산이 4만9000본(매출 약 36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불이 난 2공장의 비중은 30% 수준. 이날 현재 한국타이어는 2공장 화재와 함께 가동을 중단했던 1공장의 재가동을 위해 시험 가동을 진행 중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한국타이어의 1분기 매출을 2조265억 원, 영업이익을 2043억 원으로 점치고 있다. 전년 대비 각각 13.9%와 57.7% 증가한 규모다.
다만 이런 수치 대부분이 대전공장 화재 이전에 나온 전망치들이다. 화재 발생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는 회사가 발표하는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1분기 실적이 얼마만큼 나오느냐에 따라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 사이 타이어 업계 최대의 고민이었던 운반비 부담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완화됐다”며 “금호와 넥센타이어가 실적 저점을 통과했지만, 한국타이어는 화재 여파를 얼마만큼 빠르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2분기 실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