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체제 계승하되 부작용 손볼 듯
시장, 4~6월 정책 수정 예상
은행위기·아베노믹스가 변수로 남아
우에다 신임 총재는 일본 정부의 지명을 받은 2월 초 이후 줄곧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일본은행과 재무성 이외 인사로는 1964년 취임했던 은행가 출신의 우사미 마코토 이후 처음인 데다가 2005년 이후로는 일본은행 통화정책 발언권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에다 총재와 일본은행의 마지막 인연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그가 심의위원을 맡았던 때다. 게다가 현재 일본은행은 긴축에 속도를 내는 주요국과 달리 대규모 완화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차기 총재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2월 말 우에다 총재는 일본 중의원 의원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일본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금융 정책은 적절하다”며 현재 기조를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구로다 체제의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에 관해선 채권시장의 기능 저하라는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 부분을 어떻게 재검토할지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정책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시장에선 4~6월 그가 대규모 완화정책을 수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YCC 철폐나 현재 0.5%로 규정한 장기금리 변동 허용 폭의 확대, YCC 대상을 10년물 일본 국채에서 5년물이나 2년물로 바꾸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QUICK이 지난달 시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5명 중 약 절반은 우에다 총재가 이달이나 6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발 은행 위기로 인해 정책을 수정하는 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붕괴는 우에다 총재가 정책 수정에 관한 입장을 밝힌 이후에 발생한 만큼 현재 금융환경을 바라보는 그의 태도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통화정책 수정은 아베노믹스를 이어가지 않겠다는 정치적 메시지가 될 수 있어 일본은행 내에서도 신중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련의 이유로 우에다 총재는 10일 열리는 취임 첫 기자회견에선 우선 대규모 완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