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입력 2009-04-21 10:10 수정 2009-04-2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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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 빛나는 리더십…현장경영과 소통이 보여주는 ‘실력차’ 화제

“어려울수록 실력차이가 나는 법이다”권영수 사장의 지론이다.

그룹내에서 글로벌 LG의 차세대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권 사장은 취임 2년이 조금 지난 현재 ‘실력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16조2636억원, 영업이익 1조7354억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07년(14조3521억원)보다 13.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전년(1조5040억원)보다 15.4%가 늘었다.

지난해 실적도 놀랍지만 경쟁사들은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진정한 '실력'에 두려움마저 느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평균 가동률을 약 93% 수준. 양강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CMO, AUO 등 대만업체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최근까지 가동률을 40% 이하로 떨어뜨렸던 것을 감안하면 추격자들을 한참 따돌리고 있는 것이다.

‘위기 속에 기회’라는 금언은 실천과 실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단지 벽 위에 걸린 표구에 불과할 뿐이다.

권 사장의 리더십이 위기 속에 빛난다면 그것은 ‘현장경영’과 ‘선제적 판단’, 그리고 자연스럽게 임직원들에게 전파되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이 현장경영을 중시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권 사장은 해외 출장과 같은 예외적인 일정을 제외하면 월요일은 여의도 트윈빌딩, 화ㆍ수요일은 파주공장, 목ㆍ금요일은 구미공장을 직접 찾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선언적 의미의 현장경영이 아닌 직접 생산현장에서 임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고민하고 바로 개선이 가능한 것은 그 자리에서 지시하기도 한다.

현장의 대리나 과장 등 실무진들의 의견을 묻고 이를 경영에 반영하는 가운데서 임직원들과 형성되는 신뢰는 위기를 넘어서는 힘을 서로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된다.

실제로 권 사장은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보고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권 사장의 ‘선제적 판단’이 가능한 것도 이처럼 임직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속에서 효과가 돋보인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15일 경북 구미에 1조3600억원을 들여 6세대 LCD 생산라인(P6E)을 준공 한 것은 권 사장의 선제적 판단이 빛난 대표적인 사례이다.

경쟁사들이 11세대 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6세대에 신규 투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투자 결정을 한 지난해 5월 이후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불황이 들이닥치면서 과연 투자 계획이 원안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 안팎에서 갑을논박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권 사장도 “LCD 업계가 공급초과로 들어서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황으로 LCD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6세대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 사장은 “흔들림을 보이면 전체가 동요하게 되는데 많은 임직원이 ‘된다’는 확신을 보여줘 예정대로 투자를 집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니터용 LCD 시장에서 1위를 해보자”며 주변을 설득했다고도 덧붙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권 사장은 “공장을 준공하자마자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의 주문이 밀려왔다”면서 “디스플레이업계에서 새로 공장을 지으면서 양산 첫 달에 수율이 90%를 넘는 것(골든수율)은 불가능한 일인데, 현재 추세로 보면 4월에 P6E가 골든수율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6E는 올해 말까지 월 6만장(유리기판 투입 기준)에 달하는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LG디스플레이가 모니터용 LCD패널 시장에서도 1위의 꿈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권 사장은 2011년 ‘수익성 넘버1 디스플레이 컴퍼니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목표라고 하지만 LG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은 이미 권 사장의 ‘자신감’에 감염돼 목표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권 사장은 올 초 기자들과 만나서 “LCD는 삼성과 LG가 잘할 수 있는 회사”라면서 “삼성은 이미 잘하고 있고, 그렇다면 LG도 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LG디스플레이도 잘할 수 있다고 했지만 내심 LCD패널 시장 1위를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는 것이 세간의 시각이다.

이미 1위 삼성전자의 코밑까지 따라 붙었다.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3월 LG디스플레이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은 25%로 삼성전자(26%)와 1% 차이에 불과하다. 점유율 3위인 AUO는 15.0%로 멀찌감치 따돌린 상태이다.

권 사장은 ‘원고 없이’ 연설하는 CEO 중 한명이다.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고 규격화된 커뮤니케이션으로 현장의 흐름과 엇박자를 놓지 않으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물론 어떤 말이 튀어나올지 몰라 회사 재무나 홍보파트 임직원들은 종종 긴장할 수밖에 없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서 소통에 능하다. 회사 임직원들뿐만 아니라 대외 인사들도 권 사장의 솔직한 표현에 화답하면서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소통이 쉬워진다.

‘2011년 수익성 넘버1 디스플레이 컴퍼니’의 여정으로 LG디스플레이가 바쁜 걸음을 걷고 있고, 권 사장은 “8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정사에 섰을 때 그가 어떤 말로 그간의 여정을 표현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권영수 협회장 취임후 대-대 협력 기대 커져

지난 2월16일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이 한국디스플레이협회 2대 회장의 취임했다.

당시 취임사에서 권 사장은 “정부ㆍ대기업ㆍ중소기업ㆍ학계를 아우르는 범국가적 디스플레이 상생 성과를 도출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부품·소재·장비·패널 전 분야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를 향한 성장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사장이 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의 ‘상생’에 대한 기대가 조금 더 커졌다. 그가 협회장 취임 이전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CD패널 교차구매에 줄곧 힘을 실어왔기 때문이다.

삼성과의 LG의 패널교차구매는 두 회사의 공급선이 다변화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업계는 삼성과 LG로 양분돼 있다. 각 회사별로 부품 및 장비업체들이 수직 계열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대-중소기업’의 협력이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삼성전자의 협력업체가 자사 제품을 LG전자에 납품하는 것은 최대 공급처를 잃을 수도 있는 모험이 될 수도 있어 ‘알아서’ 자제하는 분위기마저 연출되는 것이다.

권 사장은 “LCD 장비와 부품의 70%를 해외, 특히 일본에서 사와야 하는 형편”이라면서 “이것이 어느 정도 국산화가 돼야 진정한 디스플레이의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가 출범한 배경도 한 마디로 말하자면 ‘매출 1조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장비회사’를 만들자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장비, 부품 업체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과 세트분야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과 LG 두 회사 모두에게 납품하는 장비, 부품 업체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권 사장은 “협회의 취지를 살려서 단기적으로 회사가 희생이 되더라도 장비, 재료 국산화라는 원래의 취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간의 패널교차구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부활과 대만?중국 후발주자들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장으로서 권 사장의 행보에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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