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동부 도시 카흐라만마라슈에 사는 닐라이와 젱기즈 부부는 슬하에 세 자매를 뒀다. 6일(현지시간) 새벽 튀르키예를 뒤흔든 강진으로 부부의 막내딸 비르제는 아파트에서 튕겨 나갔다.
비르제는 지진 발생 몇 분 후 건물 잔해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한 이웃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비르제는 한쪽 다리가 부러지고 두개골이 골절돼 뇌출혈 소견을 보였으며, 5일간 병원 집중치료실에서 지냈다.
비르제의 가족들은 비르제가 숨졌을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7층짜리 아파트 건물 잔해에서 비르제를 찾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 와중 비르제의 어머니인 닐라이의 자매가 아파트 이웃에게 “아기의 엄마와 아빠가 아직도 막내딸을 찾고 있다”고 말한 것이 극적인 계기가 됐다. 말을 들은 이웃이 “대지진 첫날 아파트 잔해에서 아기가 구조되는 걸 봤다”며 “지진 발생 약 30분 뒤에 아기가 구조됐다”고 전했던 것.
소식을 전해 들은 가족은 SNS를 통해 구조된 아기가 막내딸 비르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기의 가족이 누구인지 모르던 이웃이 SNS에 비르제의 사진을 공유해 부모를 찾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닐라이는 “(비르제가) 창문에서 떨어진 덕분에 살아남았다”며 “아기 침대를 둔 자리는 콘크리트 더미에 짓눌렸다”고 말했다. 다만 둘째 딸 알린(2)은 지진 발생 나흘 후 숨진 채 발견됐다.
닐라인느 “알린 때문에 너무 슬프다”면서도 “비르제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어 하루빨리 퇴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르제를 담당한 의료진은 비르제가 회복하고 있다고 알렸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15일(현지시간) 기준 4만1000명을 넘었다. 지진 발생 일주일이 넘어 골든타임은 아득히 지났지만, 사고 열흘이 지난 이 날까지도 생존자가 구조되는 등 기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