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오영수(78) 씨가 혐의를 부인했다.
3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박상한 판사)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오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오 씨는 2017년 9월 연극 단원이던 A 씨와 대구의 한 산책길을 걷던 중 A 씨를 껴안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A 씨의 주거지 앞 복도에서 볼에 입맞춤한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이 2021년 12월 낸 고발장을 받고 수사 후 불송치 결정을 내리자 이의신청을 했다. 이후 검찰은 추가 수사를 벌여 지난해 11월 오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오 씨는 법정에 들어서기 전 심경을 묻자 “미안하다. 처신을 잘못한 것 같다”고 답하고 곧바로 법정으로 들어갔다.
오 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2017년 9월 모 지방에서 연극 공연을 하기 위해 머물던 중 극단 여성 단원 A 씨와 산책로를 걷고 A 씨의 주거지를 방문한 사실은 있으나, 공소 제기된 추행 사실은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또 공소사실 범행일시가 너무 포괄적이라며 공소 기각도 주장했다.
재판장이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이 변호인이 밝힌 것과 같냐”고 묻자 오 씨는 “네”라고 답했다.
피해 여성 변호인은 “피해자는 당시 20대 초반으로 극단 말단 단원이었다”며 “피고인은 피해 여성의 사과 요구에는 범행을 인정해놓고 수사 단계에선 혐의를 부인하며 죄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는 수년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연극계 초년생인 피해자의 신상이 밝혀지지 않게 주의해주시고, 신상이 공개될 경우 피고인 양형에 반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오 씨는 공판 종료 후 법정을 나와 “손을 잡은 건 맞다”면서도 “추행은 하지 않았다”며 강제추행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2차 공판은 4월 14일로 피해자 증인신문이 비공개로 진행된다.
한편 원로배우인 오 씨는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에 출연해 ‘깐부 할아버지’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월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