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3일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한다고 3일 밝혔다.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14일 시위를 재개할 예정이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이날 오전 8시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 모임 '약자의 눈'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제안했고 지하철 타는 것을 유보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이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는 시민들이 풀어주셔야 한다. 책임이 있는 사회적 강자인 기획재정부와 서울시에 (문제 해결을) 요구해달라"며 "13일까지 기다리며 시민사회와 각계각층, 노동조합, 종교계와 함께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장연은 기재부와 서울시에 지하철 리프트 추락 참사 및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 미이행 사과, 기재부의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에 대한 입장, 서울시의 '탈시설가이드라인' 권고에 대한 UN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과 초청간담회 이행 등을 3월 23일 전까지 답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전장연은 지하철 시위 중단 기한인 13일 오전 8시 4호선 삼각지역에서 향후 승하차 시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시위 중단 기간에도 지하철 선전전은 이어간다.
전날 이뤄진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에 대해 박 대표는 "대화가 아닌 공식적으로 전장연을 협박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오 시장과의 대화는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게 만드는 대화였다"고 일갈하며 "사회적 해결을 위한 대화가 아니라 공식적으로 다시 한 번 전장연에게 협박하는 자리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장연이 사회적 강자이며 극단적 시위라고 얘기하면서 기재부에는 침묵하는 오 시장은 비겁하다"며 "오 시장은 '진심입니다'라는 (본인의) 발언을 갈라치기가 아닌 예산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