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예고된 화물연대 운송거부…"정부ㆍ국회 막을 기회 있었다"

입력 2022-1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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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민생특위 마지막 회의록 분석

▲올해 9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류성걸 위원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9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류성걸 위원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가 3일 기준으로 10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물류피해가 가시화되고 있고 정부는 시멘트 운송거부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정부와 화물연대의 1, 2차 면담은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정부는 대화 대신 조건 없는 업무 복귀를, 화물연대는 우선 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올해 6월 화물연대의 1차 운송거부가 있었고 8일간의 운송거부 끝에 국회와 정부가 안전운임제 일몰과 품목 확대에 대해 논의를 하는 조건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왜 5개월 만에 다시 운송거부가 시작됐을까요.

시간을 돌려보겠습니다. 1차 운송거부 이후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가 만들어졌습니다. 민생특위의 9월 29일 회의록을 봤습니다.

이수진 위원은 "최대한 빠르게 법안이 처리돼야 국토교통부가 내년도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준비할 수 있을 텐데 오늘 말하는 것 보니까 좀 미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화물연대가 10월 내 법안 처리 요구하면서 또 추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것도 들어봤느냐"고 어명소 국토부 2차관에게 묻기도 했습니다. 당시는 화물연대가 정부와 국회가 10월까지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다시 운송거부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한 이후입니다. 이에 어명소 차관도 "알고 있다"고 답합니다.

또 정부가 2년 운영한 결과 안전운임제가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불분명하다고 언급합니다. 그러나 이에 많은 위원이 겨우 2년 운영해보고 안전운임제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합니다. 여당인 류성걸 위원장도 "지금 통계는 사실 2년 치밖에 안 나오기 때문에 그 통계 2년 치를 가지고 유의미한 결과에 대한 어떤 결론을 도출하기는 사실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합니다.

정부는 안전운임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우리나라만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회의록을 보면 어명소 차관은 호주나 프랑스, 일본, 브라질 등에 유사한 제도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우리와 달리 강제성은 없다고 합니다. 어 차관은 "97만 원인데 95만 원을 줬다고 500만 원 처벌하면 그분은 되게 억울하겠다"고 말합니다.

정부는 회의 내내 안전운임제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시장의 가격 기능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용혜인 위원은 "시장의 가격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20대 국회에서 굳이 이런 제도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합니다.

이에 어 차관은 "화주를 처벌하고 또 화주하고 차주 간의 관계를 최저임금으로 볼 건지 이런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더 우리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정부는 그 대안으로 유가연동제, 지입제 개선 등을 언급합니다.

최인호 위원은 마치 미래를 예측한 것처럼 어 차관에게 말합니다. "그런 부정적인 평가에 기초한 안전운임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또 화물노동자들이나 저희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차이가 너무 커서 연말이 가까울수록 정부와 노동 간의 갈등이 상당히 현실화되고 심화되지 않겠나".

국회 민생특위는 별다른 소득 없이 10월 말 종료했습니다. 그 결과는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화물연대의 2차 운송거부 사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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