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타이어 업계, 상황 주시 중
6월 車 5720대 등 생산 차질 빚어
재고 늘려 대응하나 장기화 우려↑
차량용 반도체 수급 개선, 수출 호조로 호실적을 기록 중인 자동차 업계에 또다시 화물연대 파업의 전운이 드리웠다.
23일 본지 취재 결과, 완성차 업체, 타이어 업체 등 자동차 업계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을 앞두고 파업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 생산의 경우 필요한 부품을 즉시 수급해 생산하는 적시생산방식(JIT, Just In Time)이 일반적이어서 일부 부품만 납품되지 않아도 전체 생산의 차질이 발생한다. 화물연대 파업이 완성차 업체에 치명적인 이유다.
이로 인해 현대차의 경우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부품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며 울산공장 일부 생산 라인의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생산 차질을 빚었다. 국내 완성차 5사로 따지면 지난 6월 화물연대가 8일간 파업하는 동안 5720여 대의 차량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생산 차질로 인해 고객들의 출고가 추가로 지연되는 등 불편도 발생했다.
생산 이후 완성차의 탁송 등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파업으로 탁송할 수 없어지자 기아는 광주 공장 등지에서 사업본부 일반 직원을 투입해 직접 적치장 등으로 차를 옮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기아는 관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임시운행허가증을 발급받았고, 도로 일대에는 정식 번호판이 없는 차량이 주행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당장 파업이 진행 중인 상황은 아니어서 피해 상황은 없지만, 파업 동향을 유심히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타이어 업계 역시 파업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6월 파업 기간 평소 물량 대비 30~40%를 출하하는 데 그쳤고, 금호타이어는 광주 공장에서 아예 출하가 이뤄지지 못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었다.
또 일반적으로 타이어 업체들은 수출과 내수 비중이 7대 3 정도인데, 수출물량이 제때 운송되지 못하면 보관 공간이 부족해지며 결국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내수 역시 보유 중인 재고가 떨어진다면 이후로는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화물연대가 일찍이 파업을 예고한 만큼 타이어 업계는 파업에 대비해 일부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파업 장기화의 우려를 놓지 못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국내 물류창고에 적정 재고 이상으로 재고 비중을 늘리는 등 어느 정도 대비는 하고 있다”면서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