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투자...'본전'만 노려라

입력 2009-04-06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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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로 '수익형 부동산' 인기 하락

#전문

공무원을 은퇴한 신모(64)씨. 신모씨는 공직에 있었던 만큼 부동산을 사면 무조건 투기꾼이 된다는 생각에 여태껏 부동산이라곤 평촌에 있는 집 한채 밖에 없다. 신씨의 아내는 90년대 중반부터 도곡동과 개포동, 그리고 신씨의 직장이 있는 과천의 주공 아파트를 사 놓기를 주장했지만 신씨는 이를 거절했고, 결국 2000년대 초반 강남 재건축 붐이 오고, 이들 아파트에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는 것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본문

어지간한 신씨도 이쯤 돼서야 '재테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번번히 기회를 놓치던 신씨는 노후 생활을 대비해야한다는 절박함에 부동산 재테크를 고려하게 됐다.

신씨는 흔히 말하는 '안정된 고정 수익'을 위해 월세 물건에 관심을 가졌고,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물건을 찾던 신씨는 평촌의 한 주거용 오피스텔에 주목했다.

신씨는 72㎡짜리 오피스텔을 1억2000만원을 주고 매입했다. 분양 받을 때 업자들은 연 12% 수익률을 이야기했고, 이에 귀가 솔깃해진 신씨가 곧장 매입한 것이다.

그런데 수익률이 생각보다 '별로'다.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50만원에 그치고 있으며, 최근들어서야 월세는 60만원까지 올려 받긴했지만 그래봐야 수익률은 당초 생각에 절반에 그치는 6%를 겨우 넘는데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고정 수입 60만원이 생기는게 어딘가하는 생각에 신씨는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 신씨를 붙잡은 것은 상가다. 공무원 연금 200만원에 오피스텔에서 60만원을 합쳐 월 260만원의 수입이 생긴 신씨는 자녀들이 출가해 텅빈 집이 된 평촌의 50평짜리 아파트를 10억원에 팔고 새로 죽전의 30평형대 아파트를 5억원 선에 매입했다. 이렇게 남은 5억원을 종잣돈으로 신씨는 그 유명하다는 아파트 단지내 상가 분양에 나섰다.

신씨가 상가 분양에 나선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고정 월세 수익을 얻기 위해서다. 수익률이 6% 남짓이면 은행 금리 상품이랑 뭐가 다르나 하는 생각에 10%대의 수익률을 노리게 됐고, 이 것이 신씨가 단지내 상가를 고르게 된 이유다.

신씨는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1층을 노렸다. 송도는 미래가치가 뚜렷한 곳인 만큼 현재보다 미래의 발전전망이 더 높은 곳이고, 이 곳에 상가를 사두면 당장은 어려워도 언젠가는 더 큰 투자가치가 있을 것이란 게 신씨의 생각이었다.

이 상가의 12평 쯤 되는 구좌를 3억2000만원을 주고 매입했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분양을 받은데 성공한 신씨는 아파트 입주와 동시에 월세를 쳤다.

그런데 월세실적이 너무 좋지 않다. 당초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00만원까지 바라보고 들어간 신씨는 입주 후 3개월 간의 허탕 끝에 보증금 1억원에 150만원짜리 월세 상가 세입자를 받았고, 1년쯤 지나자 월세를 올리긴 커녕 보증금이 5000만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세입자는 "여전히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며 월세를 오히려 깎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신씨는 이렇게 보고만 있다가 홧병이 생길 것 같아 상가를 팔아치우려고 했다. 그런데 상가는 잘 팔라지도 않는다. 신씨는 25년 공직생활을 번 돈을 상가로 까먹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가, 오피스텔 등, 시세 상승보다는 월세 등 임대료에 따른 수익을 노리는 이른바 '수익형 부동산'은 호황기에는 잠잠하다 불황기에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은 경제 위기로 인해 임대료의 동반 하락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이 별다른 인기를 끌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수익형 부동산은 임대수익률이 가장 큰 관건을 차지하는데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첫째, 수익률 대박은 없다. 분양 업자들이 상품의 수익률을 연 12%이상이라고 홍보하지만 웬만해서는 수익형 부동산이 연 10%를 넘는 수익률을 보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둘째 틈새시장의 성공 확률이 지극히 낮다는 점이다. 임대사업은 기본적으로 미래가치를 두지 않는다. 오직 지금 당장의 가치만 있다. 송도와 같은 곳은 미래가치는 있는 만큼 아파트 등 장기투자를 통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상품을 구하는 것은 좋지만 상권 발달은 당장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그런 만큼 신씨는 시세 차익을 줄 가능성보다 현 임대시장을 먼저 분석한 다음 들어가야 했다. 그리고 꾸준함도 필요하다.

신씨가 처음 얻은 평촌의 오피스텔의 경우 월세는 40만원에 지나지 않았지만 점차 시기가 갈수록 월세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번 성공했다가 금방 내지르는 식의 투자나 한번 실패했다고 곧장 갖다 팔아버리는 식의 투자는 부동산 뿐 아니라 모든 투자에서 금기 사항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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