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는 한 마리로 백 가지의 맛을 낸다고 해 예로부터 '일두백미(一頭百味)'라고 불렸다. 한우는 그만큼 부위를 세밀하게 나눠 다양한 음식재료로 활용해 왔다.
실제로 현재 소고기는 등심과 채끝, 안심, 갈비 등 대분할 10부위와 제비추리, 부채살, 설깃살 등 소분할 39부위 등 수많은 부위로 나뉘고 있다. 이렇게 나눈 부위는 스테이크와 구이, 탕, 전골, 육회 등 또 다양한 요리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영국, 프랑스는 소를 35부위로 나눠 먹는데 한국은 120부위로 즐겨 먹는다"고 우리의 요리법에 감탄하기도 했다.
한우는 우리 역사 속에서 가축 이전에 가족으로 대접받으며 한민족과 애환을 함께 해온 동물이다.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제물뿐만 아니라 순장용, 역우, 주요 단백질 공급원 등 그 역할을 다 헤아리지 못할 정도다.
한우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데는 나름의 과학적 이유도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소고기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방산인 '올레인산'의 함량을 비교한 조사 결과 한우는 약 49~52% 수준으로 수입산 소고기의 39~42%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맛과 감칠맛을 내는 전구물질(구아노신일인산염·이노신일인산염)은 4~10배 더 많고, 쓴맛과 신맛을 내는 하이포크산틴 함량은 절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 등 수입산 소고기와의 확연한 차별성을 보였다.
최근에는 면역기능과 아토피 개선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우자조금위원회가 강원대에 의뢰한 '한우육의 면역기능 개선 효과 규명' 연구에 따르면 한우가 염증을 발생시키는 성분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고, 특히 등심 부위가 효능이 높다고 확인됐다.
아토피 피부염 발생 시 과생성 되는 것으로 알려진 혈청 내 항체 함량도 11.4~12.4%까지 감소해 아토피 피부염 개선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한우는 큰 역할을 한다. 서울대학교 김갑돈 교수팀이 발표한 '한우고기 펩타이드의 근육세포 퇴화 억제 효과 구명'이라는 보고서를 살펴보면, 한우 속 단백질은 노화로 인한 근 감소 예방, 근육 세포 기능 개선과 더불어 혈관을 탄력있고 튼튼히 만드는 것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대학교 주선태 연구팀이 발표한 '한우의 육질, 등급별 39개 소분할육의 영양성분 및 품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우 중 단백질이 가장 많은 부위는 '사태·우둔'으로 1등급 100g 기준 사태는 22g, 우둔은 21~22g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뛰어난 품질과 맛은 K-푸드 열풍과 함께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US투데이는 한우를 '지구상 최고의 고기'로 보도했고,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한우인문다큐 '한우 랩소디'도 큰 인기를 얻었다. 독일의 유명 소고기 전문 잡지 'The beef'는 한우랩소디에 소개된 다양한 지역별 요리법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다.
한우는 산업적 측면에서도 농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며 주요 소득원 역할을 하고 있다. 농협축산경제에 따르면 한우는 축산농가의 80%, 축산업 생산액의 25%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농협은 한우를 단순히 먹거리로서의 소비에서 벗어나 농가와 소비자가 함께 보고, 느끼고, 즐기는 '오감(五感)'을 만족시키는 한우문화로 승화시키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협축산경제는 전문가들의 고증을 통해 한우를 주제로 한 웹툰 '소소한이야기'를 제작해 한우문화를 알리기도 했다.
전국한우협회와 함께 제정한 '한우의날'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출발했다. '한우가 최고·제일·으뜸'이라는 뜻을 담아 숫자 1이 세 번 겹치는 11월 1일로 지정했다.
한우문화 활성화와 함께 소비 촉진을 위해 농협경제지주에서 운영하는 축산전문 온라인몰 '농협라이블리'에서는 다음 달 9일까지 고품질 한우를 할인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