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수출 금액 대비 코스피 22% 저평가…2~3년 내에 3000선 회복”
“내년 1분기까지 지루한 조정 기간이지만…주식 팔 때 아니라 사야할 때”
해외 유력 투자책임자가 ‘주식 투자자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시기에 김영익<사진>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오히려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했다. 돈 잃은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려는 의미냐는 질문엔 “애널리스트는 희망을 얘기하면 안된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30년 넘게 쌓은 데이터로 얘기한다는 김 교수를 지난 6일 서강대 게페르트남덕우 경제관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만났다.
김 교수는 일평균 수출 금액과 코스피 지수간 상관관계를 눈여겨본다. 두 지표의 상관계수가 0.86(1에 가까울수록 연관성이 크다는 의미)으로 측정될 만큼 밀접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일평균 수출 금액 흐름에서 코스피 지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점을 주목했다.
김 교수는 “펀더멘탈을 보면 작년엔 일평균 수출 금액 기준으로 봤을 때 주가가 40% 과대평가됐는데 지금은 22% 과소평가로 접어들었다”며 “추세(사이클)에서 너무 벗어나면 결국 다시 돌아온다. 자산 가격에는 연착륙이라는 게 없다. 항상 경착륙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작년에 주식 시장이 경험한 ‘코스피 3300’은 거품이었다고 지적했다. 주가의 추세적 흐름이 아니라 ‘동학개미운동’이 만들어낸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에 발생했던 ‘은행권 주식형 펀드 캠페인’ 시기를 비교했다.
김 교수는 “2007년에도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 금액과 비교해 30% 이상 과대 평가됐던 시기”라며 “그때는 은행들이 주가가 과대평가 받도록 만들었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수익 다변화를 이유로 주식형 펀드 캠페인에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금융지주 산하 연구소장을 맡았는데 위기가 올 수 있으니 주식형 펀드를 하면 안 된다고 전망하다가 지점장들로부터 ‘당신 때문에 영업이 안된다’는 등 볼멘소리를 들었다”며 “그렇게 주식형 펀드가 144조 원까지 모였는데,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그 규모가 72조 원까지 급감했다”고 회고했다.
김 교수는 내년 1분기까지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3년 안에 3092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2000은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현재 코스피 하단을 2200 정도로 봤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떨어졌고 여기서 100포인트 정도는 더 떨어져 2100 또는 2050까지도 갈 수 있다”며 “그러나 2000이 무너지지는 않고 하락하더라도 금방 2200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코스피가 10월에 소폭 올랐다가 내년 1분기까지 지루한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내년 1분기 박스권 상단은 2300, 2·3분기 박스권 상단은 2800까지는 갈 수 있다고 본다”며 “올해부터 2~3년 후면 3092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오히려 지금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얘기했다. 그는 “코스피 3000시대에 그렇게 많이 참여하고 관심을 많이 가졌는데, 주가가 20~30% 저평가된 시기에 떠나고 있냐”며 “오히려 주식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오는 12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해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시장에 선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최근 4.3%까지 올라갔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10년 국채수익률은 기준금리보다 1%p가량 상회한다”며 “10년 국채 금리가 4.3%라는 것은 한은 기준금리 3.2% 수준까지 반영해 버렸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통위에서 0.5%p 올리더라도 이미 시장은 다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