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지금 필요한 건 스피드”

입력 2009-03-30 17:30 수정 2009-04-0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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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ㆍ포스코ㆍ대우조선 등 '스피드경영' 도입으로 위기 극복

“덩치가 큰 기업이 항상 작은 기업을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빠른 기업은 언제나 느린 기업을 이긴다” 미국 시스코 시스템즈의 CEO인 존 챔버스는 기업의 경영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한 바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업종을 불문하고 국내 주요 기업들이 속속 ‘스피드 경영’을 도입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위기의식이 확산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스피드 경영’을 꼽고 있다.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이 취임한 이후 위기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즉각적인 실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스피드 경영’을 시행했다.

포스코가 스피드 경영 차원에서 모두 33개의 ‘퀵윈(Qucik Win)’ 과제를 선정했다. 이 과제들은 정 회장이 경영방침으로 제시한 ▲열린경영 ▲창조경영 ▲환경경영 등과 궤를 같이하면서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담겼다.

포스코 관계자는 “퀵윈 과제와 함께 1페이지 리포트제 활성화, 회의문화 개선, 의사결정 프로세스 간소화 등의 실천을 통해 경영의 스피드를 높인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도 지난 11일 신입사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제 빠른 사람만이 살아남는 ‘속자생존(速者生存)’의 시대”라며 위기극복을 위한 스피드 경영을 직접 강조하고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9일 기존의 1부문, 1총괄, 10본부, 44담당, 172팀, 410파트였던 조직을 1소장, 4부문, 2실, 34팀으로 단순화한 혁신적인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 조직들 간의 중복된 업무를 통합하고, 연관된 업무를 하는 여러 팀을 하나로 통합, 결재단계를 간소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스피드 경영’을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 중 ‘스피드 경영’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곳으로는 LG화학이 꼽힌다.

LG화학은 지난 2006년 고유가, 환율하락, 석유화학 경기하락, 그리고 중국 업체의 추격 등 어려운 상황 타개를 위해 스피드 경영을 선포하고 실천에 들어갔다.

당시 김반석 사장은 먼저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자는 ‘먼저(Early)’, 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핵심에 집중하자는 ‘빨리(Fast)’, 수립된 계획을 세부적으로 자주 점검하자는 ‘자주(Real time)’를 구성원들의 행동 양식으로 정하고 전략실행과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끌어갔다.

특히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빠르면서도 과정과 균형을 중요시하는 스피드 경영을 추진, 지난해 매출 12조6449억원, 영업이익 1조3443억원, 당기순이익 1조여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스피드 경영이 재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막연히 ‘속도’만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 김국태 선임연구원은 “스피드 경영은 ‘속도’와 ‘완결성’ 등 두 축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올바른 것을 빠르게 하는 스피드 경영의 본질에 충실해야 불황도 뚫을 수 있는 최고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스피드 경영이 제대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경영의 시스템화가 전제돼야 한다”며 “경영의 체계화를 통해 일부 업무는 아웃소싱을 맡기고, 업무과정별 절차가 명확히 정의돼야 효율적 통제와 개선이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의 국내외 경제상황을 보면 시시각각으로 급변하고 있다”며 “기존의 업무절차 방법으로는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힘든 사례가 많아 효율성과 속도를 강조하는 경영방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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