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의 대표주자로 꼽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2선 퇴진을 선언하면서 당내 권력 지형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른바 '윤심'을 얻었다고 주장하는 초선 그룹들이 이른바 '초핵관'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중진들 중에서는 '신핵관', 즉 새로운 윤핵관으로 떠오른 인물도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장제원 의원의 의중을 전달하는 '장핵관'이 활약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최근 부쩍 세을 불리는 중이다. 당내 과반(115명 중 63명)을 차지하는 초선들은 숫적 우위를 앞세워 당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일례로 '친윤'으로 분류되는 박수영 의원은 최근 초선 의원 모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비공식 친목 단체 성격인 이 모임을 만드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으며 친윤계 초선 의원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박 의원은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를 비대위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초선 의원 32명의 연대 서명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
초선들의 발 걸음이 빨라진 것은 8월 초 윤석열 대통령의 휴가 직후부터다. 이 기간 윤 대통령은 초선 의원들과 소그룹별 만찬을 갖고 당 내부 상황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당대회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이 내년 1~2월을 예상한다는 의견을 내자 윤 대통령은 “무슨 내년까지 가냐. 올해 안에 끝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은 또 원조 윤핵관들에 대해 '자기 정치를 한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후 당 내부에선 ‘윤핵관 2선 후퇴와 조기 전당대회’가 정설로 받아들여졌고, 신 윤핵관 경쟁에 불이 붙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윤핵관의 공백을 메우려는 자리다툼에 초선들만 뛰어든 것은 아니다. 권ㆍ장 듀오를 대신해 '윤심'을 전하는 중진들도 눈에 띈다. 윤상현 의원은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직전부터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한 '신 윤핵관'의 대표주자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실 보좌관은 “지난 8월1일 의원총회가 끝나고 몇몇 비윤계 의원들이 모여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추려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거론된 인물이 윤상현 의원”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하지만 당내에서는 윤 의원을 사실상 숨은 원조 윤핵관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지난 대선 당시 인천에서는 윤상현 의원이 이미 ‘윤핵관’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꽤 가까운 것으로 전해지는 윤 의원은 새 비대위 출범을 앞두고 ‘윤핵관 퇴진론’에 불을 지핀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8월27일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측근과 실세는 억울해도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당분간 (윤핵관이) 2선 후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받았다. 동시에 그는 이준석 대표와의 '화해'를 주장해 시선을 끌었다.
윤핵관들의 이런 움직임에 맞서 비윤계도 모임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허은아 의원이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를 확대·개편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 모임에는 비대위 전환을 강하게 비판해온 김웅 의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