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올리는 '당권 쿠테타'…공은 다시 최고위로

입력 2022-08-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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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로 선출한 정당 대표를 당헌 개정을 통해 교체하는 사상 초유의 ‘당권 쿠테타’가 5일 막을 올린다. 국민의힘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당헌 개정안을 심사한다.여기서 현재 국민의힘 상황이 비상상황인지에 대한 유권해석도 내려진다. 당헌 개정에 문제가 없고 현 국면이 비상상황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이르면 9일 전국위에서 당헌 개정안을 의결하고 비상대책원장을 임명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비대위 전환을 위한 절차가 얼추 윤곽을 갖추면서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작업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공이 다시 최고위로 되돌려지는 만큼 내홍은 오히려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상임전국위, 전국위는 비대위 체제 전환 여부만 의결할 뿐 비대위의 성격이나 기간 결정 등은 최고위 몫이다. 비대위원장 임명권 역시 당헌 개정 통해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에게 넘어갈 예정이다. 결국 사퇴를 선언한 최고위원들이 다시 모여 당권 쿠테타의 ‘수위’를 결정해야하는 상황이 된다.

우선 당헌 개정안을 마련하는 것 부터가 난관이다. 국민의힘은 비대위 전환을 위해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에 ‘당 대표 직무대행’을 추가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중진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해진·하태경 의원은 4일 이준석 대표의 궐위를 기정사실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반대하며 이 대표의 복귀가 가능한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제안했다. 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 몰아내기는 당헌당규와 법리적으로 아무런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며 “특히 정권교체에 힘을 실어 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 당은 의총에서 이미 이 대표 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했다. 당 대표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젊은 당 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명분 없는 징계에 이어 억지 당헌 개정까지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내놓은 당헌 일부 개정안은 당 대표가 ‘사고’ 상황일 때는 대표 지위가 유지되도록 하고 당무에 복귀하면 최고위원을 선임해 잔여 임기를 수행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두 의원은 이를 ‘상생 당헌 개정안’으로 이름 붙이고 “이준석 컴백이 가능한 개정안”이라고 소개했다.

혼란 수습의 키를 쥐게 될 비대위원장 인선도 오리무중이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장 선임과 관련해 “아직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어서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비대위가 출범하면 이준석 대표는 해임되는 것’이라거나 ‘2년 임기를 가진 온전한 지도부’ 등을 언급한 데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어렵게 당헌을 정비하고 비대위원장이 등판해도 변수는 남는다. 이 대표가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어서다. 이 대표는 자신의 복귀가 전제되지 않는 비대위에 대해선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는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는 강경 대응 기조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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